"진작 좀 도와주지 그랬어요." 장례위원장으로서 고 정몽헌 회장의 빈소를 지키고 있는 현대아산 김윤규 사장이 밀려드는 정ㆍ재계 조문객들에게 던지는 원망섞인 말이다. 김 사장은 연일 빈소를 찾아 위로하는 정ㆍ재계 인사들에게 "그렇게 손내밀고 도와달라고 할 때는 누구 하나 안쳐다 보더니 진작 좀 도와주지 그랬어요"라며 서운한 감정을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차마 입에 담지는 못하지만 마치 '그랬으면 이런 일도 없었잖아요'라는 뒷말을 애써 삼키는듯한 분위기다. 김 사장은 또 "대북사업이 잘 되도록 열심히 도와야죠"라고 위로하는 정ㆍ재계 인사들에게 "정 회장이 주축이 돼 남북경협사업을 할 때 정치권이고 재계고 모두 다 외면했다"며 울분을 토로하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 4일 오후 빈소를 찾아온 임동원 전 국가정보원장에게 "회장님이 다 막으려고 돌아가신 것"이라는 함축적인 한마디를 던지며 흐느끼기도 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