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원대 공장부지를 사회에 환원한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4동 삼덕제지의 종업원들이 직장을 잃고 노숙자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이 회사 전재준(全在俊.80) 회장은 지난 달 11일 안양시청을 방문, "공장 땅은 땀흘려 번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민에게 돌려준다"며 안양에서도 금싸라기 땅으로 평가되는 공장부지 4천364평(시가 300억원상당)을 시(市)에 기증했다. 전씨는 "43년전 이곳에 공장을 설립한 이후 시민들의 도움으로 회사를 이 정도 성장시킬 수 있었고 이제 공장을 이전하게돼 다시 시민들에게 돌려주려 한다"며 "그동안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 만큼 보상차원에서 돌려주는 것이 마땅하다 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 회장의 뜻에 따라 시는 공장부지에 공원을 조성하기로 했으며 회사측은 공장이전 및 청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 종업원들은 전 회장이 공장부지 기증과 공장폐쇄 결정을 노동조합에 사전 통보를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 60명의 종업원이 갑자지 직장을 잃었다며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노조는 성명을 통해 "우리의 일터를 시에 기증하는 줄도 모르고 회사가 어렵다고 해서 상여금과 학자금까지 대폭 삭감당한 채 열심히 일했다"며 "노동자들의 생활터전을 단 한마디 통보 없이 기증함으로써 노동자들은 졸지에 거리의 노숙자로 전락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최연수노조위원장은 "기업주는 공장에서 돈을 벌어 알부자가 됐지만 10년, 20년을 근속한 노동자들은 몇 푼 안되는 위로금을 받고 실직자로 전락하게 됐다"며 "지역을 사랑하고 시민을 위한다면 열악한 근로조건을 참으며 열심히 일한 노동자들도 잘 살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노조원들은 지난 1일부터 위로금 및 퇴직금 현실화 등을 요구하며 조업을 전면 중단한 채 농성을 벌이고 있고 회사측은 다음달 직장을 폐쇄하고 공장을 경남으로 이전할 방침이다. (안양=연합뉴스) 강창구 기자 kcg3316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