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계천 복원사업이 내달 1일이면 착공한지 꼭 한달이 된다. 청계천 위에 놓여 있던 청계 고가도로가 철거돼 거의 자취를 감추는 등 복원공사는 착착 진행되고 있으며 당초 '대란'이 우려됐던 교통상황은 불안한 가운데서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청계고가에 이어 29일 밤부터는 삼일고가도 퇴계로 2가 부근을 시작으로 철거에 들어간다. 내달 20일부터 교통이 전면 통제되는 삼일고가 철거는 이르면 11월 말∼12월 초쯤 마무리될 예정이다. 청계 고가도로 철거공사 작업이 본격 진행되면서 인근 상가와 아파트, 변두리 백화점들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철거공사로 인한 교통체증과 공사에서 쏟아져 나오는 분진 등으로 행인들이 감소함에 따라 청계천 을지로 주변상가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동대문운동장 건너편에 위치한 A상가의 경우 작년말부터 계속 분양 광고를 내고 있지만 굿모닝게이트 파문이 일며 최근엔 아예 분양을 포기한 상태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는 "2년전 분양 당시 이 근처 상가 매입가가 실평수 1.25평 기준 1억5천만원 정도였으나 지금은 프리미엄은커녕 4천만∼5천만원을 내려 매물로 내놓아도 살 사람을 못찾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청계천을 조망할 수 있는 아파트와 미아 상계 구의동 등 부도심 상권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성북구 미아삼거리에 있는 현대백화점 미아점은 이달들어 매출이 작년 동기대비 5∼6% 늘어 서울 지역 6개 점포 가운데 가장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미아점 관계자는 "청계고가 철거전에 도심 백화점을 주로 찾던 혜화동이나 동숭동 일대 고객이 길이 덜 막히는 북쪽 백화점으로 많이 올라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청계천 일대 아파트들도 복원사업으로 희색을 띠고 있다. 청계천 복원공사 3공구 초입에 해당하는 상왕십리 일대 아파트 가격은 뉴타운 개발과 청계천 복원공사가 동시 진행되며 상승세다. 청계 6가에 위치한 B아파트는 지난해 뉴타운 개발계획 발표 후부터 가격이 뛰기 시작해 34평형의 경우 8천만원이 올라 현재 3억∼3억5천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마장동 H,S 등 청계천 주변 아파트들 대부분 1천5백만∼2천5백만원가량 상승했다. 이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장지동 아파트 입주권을 노린 삼일 창신 시민아파트의 거래도 활발하다"며 "하지만 장지동 일대 아파트 입주가 아직 확실하지 않아 투자에 주의가 요망된다"고 밝혔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