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어떻게 하면 원하는 회사에 취직할 수 있을까?' 취업준비생이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문제다. 청년실업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이들의 시름은 깊어만가고 있다. 기업들이 채용규모를 줄이고 있는 데다 갈수록 '합격 요건'이 까다로워지고 있어서다. 특히 최종 면접에서 계속 낙방한 준비생이라면 막다른 벽에 부딛힌 것 같은 절망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럴 때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상과 인력 채용기준이 어떤 것인지를 제대로 알고 도전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난달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개최한 '기업이 바라는 인재상 및 실현방안'세미나가 바로 그런 기회였다. 세미나에선 기업들이 정말 뽑고 싶어하는 인재의 다양한 기준이 제시됐다. "창조적인 인재,도전적인 인재,스페셜라이즈드 제너럴리스트(specialized generalist·전문지식은 기본이고 관련 분야 지식까지 섭렵하고 있는 사람)."(김형준 삼성전자 인사팀 인재개발연구소 부장) "다음 세가지 인물 유형의 장점을 고루 갖춘 인재,①이병철 삼성 회장,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같은 '객관적 사고를 할 줄 알고 생산성이 높은 인물' ②김수환 추기경,고 정주영 현대 회장같은 '카운셀러 역할을 잘하고 감정적 리더십이 뛰어난 인물' ③김대중 전 대통령,아인슈타인같은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인물'."(김흥식 LG전자 HR 리쿠르팅그룹 부장) "기업이 추구하는 핵심가치를 적극 수용할 수 있는 사람,시스템이 붕괴되면 전투능력을 잃어버리는 '병사(兵士)'가 아닌 독자적인 전투수행능력을 갖춘 '전사(戰士)'."(이우희 에스원 사장) 이런 기준은 취업준비생에게 자신의 생활을 반성하고 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이 되는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특히 기업들의 채용방식이 대규모 공채시스템인 '그물형'에서 필요한 인재만을 뽑는 '낚시형'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이런 기준에 맞도록 자신을 다듬는 일은 이젠 필수다. 최근 들어선 채용방식이 어떤 자리에 딱 맞는 사람을 외부에서 핀셋으로 집듯이 집어 그 자리에 끼워넣는 '핀셋형'과 원하는 인재를 조준사격해 채용하는 '작살형'으로까지 변화하고 있다. 기업이 바라는 인재상에 대한 이해와 준비가 그만큼 중요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같은 채용방식의 변화는 대규모 공채로 기업에 들어가서 자신에게 맞는 업무분야를 택해 실력을 쌓겠다는 생각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맞춤형 인재,준비된 인재'로서 취업의 문을 두드려야 한다는 것이다. 취업에 성공하고 난 뒤에도 기업이 바라는 인재상에 맞추려는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이와 관련, 잭 웰치 GE 전 회장이 제시한 '네가지 유형의 사원'은 음미해 볼만하다. 웰치는 1995년 GE의 사원들을 △실적이 좋고 기업이 가진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 △실적은 좋은데 가치관이 다른 사람 △실적은 나쁜데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 △실적도 나쁘고 가치관도 다른 사람으로 구분했다. 그는 첫번째 유형은 그룹의 미래를 맡길 핵심인재로 키워야 하고 세번째 유형에겐 교육 등을 통해 기회를 줘야한다고 말했다. 또 네번째 유형은 조직 내에서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이지만 두번째 유형은 좋은 실적을 가지고 조직의 핵심으로 올라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강제적으로 도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