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혈(탯줄혈액)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라이프코드,메디포스트,히스토스템,셀론텍,KT바이오시스 등 바이오 벤처기업과 차바이오텍,녹십자의료재단,보령바이오파마 등 병원 제약회사 등 10여개 업체가 제대혈 사업에 잇따라 참여,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제대혈 사업이란 신생아의 탯줄 혈액에서 조혈 모세포 등을 추출해 냉동보관하는 것으로 탯줄 혈액에는 백혈병 각종 암 등에 대항하는 면역체계를 만드는 조혈모세포가 들어있다. 유전인자 6개 중 3개만 일치해도 직계 가족에 이식 수술이 가능하고 이식 후에도 면역학적 부작용이 적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처럼 제대혈시장 경쟁이 가열됨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탯줄혈액 가이드라인을 새로 만들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탯줄혈액 보관에 대한 사회 분위기를 가족은행에서 공여로 확산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제대혈사업에 왜 뛰어드나=제대혈에 들어있는 줄기세포 가운데 혈액을 만드는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면 백혈병,폐암,유방암,소아암,재생불량성 빈혈,선천성 면역결핍증,류머티즘 등을 치료할 수 있다. 추출하기 힘들고 기증자를 찾기 힘든 골수에 비해 제대혈은 얻기가 쉽다. 국내에서는 수만명이 가족 제대혈을 보관 중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장 규모 급성장=제대혈 은행은 출산시 채취한 제대혈을 영하 1백96도로 냉동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녹여 사용할 수 있도록 장기간 보관해 주는 곳이다. 올해 제대혈 은행 시장 규모는 지난해 5백억원보다 두배 이상 늘어난 1천2백억원으로 추산된다. 현재 한달 평균 출산되는 신생아 4만명 가운데 12∼15%의 탯줄혈액이 보관되고 있다. 향후 3∼5년 내 30%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보관기간 길고,비용 비싸다=국내의 가족 제대혈 은행은 탯줄 혈액을 15년 보관한다는 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외국에서 5년 정도 단기 저장을 위해 개발된 방법으로 보관하고 있어 장기 보관의 안전성이 의문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관 비용도 비싸고 가격도 1백만∼1백70만원 선으로 차이가 심하다. 또 선불로 돈을 내야 하는 점도 외국과 다르다. 해당업체가 부도로 문을 닫을 수도 있어 기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이로 인해 민간기업에 제대혈 사업을 맡기는 것보다는 공공제대혈 보관으로 기능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