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사장에게 지난해는 유난히 힘든 한 해였다. 그동안 컴퓨터바이러스 백신업체인 안철수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사업적으로 갖가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경영 외 분야에서 예상치 못했던 복병을 만났다. 그것은 바로 건강 이상이었다. "과로로 인한 간염이었습니다.술은 전혀 마시지 않습니다.따라서 과다한 업무로 인해 병을 얻게 된 셈이죠.6개월 정도 고생한 후에야 예전의 상태를 거의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뜻밖에 찾아온 간염은 안 사장의 신체적 건강은 물론 경영활동에도 영향을 미쳤다. 우선 피로감이 심해지면서 회사 업무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이 눈에 띄게 줄었다. "건강 회복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해 경영자로서의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고 그는 털어놨다. 뜻밖의 난관에 부딪치고 만 것이다. 하지만 건강은 많은 것을 깨닫게 해준 계기가 됐다. 건강을 포함한 사업 외적인 부분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것이다. 특히 의학도였던 그로서는 새삼 건강의 의미에 대해 되짚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강한 추진력과 집중력을 필요로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것들은 건강과 체력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는 평범한 진리를 이번 일로 깨닫게 됐습니다." 안 사장은 건강문제를 겪으며 새롭게 운동을 시작했다. 원래 격한 운동을 즐겨하는 편이 아니어서 아침에 30∼40분 정도 러닝머신을 이용,빨리 걷는 운동을 시작했다. 그동안 바쁜 업무 때문에 체력이 너무 떨어졌다는 걸 절감하고 있었다. 그러나 운동을 하기 위해 짬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간염으로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서 운동을 하기로 결심하게 된 것이다. 우선 집에 있는 간편한 운동기구를 이용하고 있다. 안 사장은 "원래 저녁에 운동을 하기로 했으나 규칙적으로 운동하기가 힘들다고 보고 아침시간을 택했다"며 "가벼운 운동으로도 몸에 큰 도움이 되는 걸 확연히 느낀다"고 말했다. 안 사장은 또 예전에 좋아했던 탁구도 다시 치기 시작했다. 예전과는 달리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가지려고 애를 쓰고 있다.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것처럼 그동안은 무리해서라도 순간순간 닥쳐오는 일을 해결하는 데만 전념해왔습니다." 그는 "이제는 작은 일에 너무 집착하기보다는 여유를 가지면서 건강하게 생활하는 게 경영활동에 더 큰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 사장은 이제 예전의 몸상태를 회복했다. 건강을 되찾으면서 지난해 잠시 주춤했던 경영활동에도 다시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정보보호산업협회장으로 취임해 대외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하지만 예전과 달라진 게 있다. 건강을 중요한 목표 중 하나로 내세운 게 바로 그것이다. 그는 올해 이뤄야 할 목표에 '작년처럼 아프지 말자''단기적인 일 욕심 때문에 큰 일을 그르치지 말자'를 새롭게 포함시켰다. 안 사장은 "건강 유지에는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이 가장 중요하다"며 "현대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나로서도 지키기 어려운 것들이지만 앞으로 꾸준히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