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있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크게 떠들 수도 없으니... 참 난감합니다" 탈북 보트피플을 취재하다 중국공안에 체포돼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뉴욕타임스프리랜서 사진기자인 석재현(33.경일대 강사)씨의 대학 은사인 이용환(42) 경일대 교수는 앞으로 석씨의 석방운동을 어떻게 펼쳐야 될지에 대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석씨 체포 이후 근 6개월간 석방운동을 주도적으로 펼치고 있는 이 교수는 석씨의 구금 초기에는 석방운동을 여론화 시키는 것만이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했지만 최근들어 `웬만하면 조용히 있는 게 석씨를 돕는 것'이라는 조언이 잇따라 들어오기 때문. `중국정부의 자존심을 건드려 도움이 될 게 하나도 없다'는 중국쪽 인사들의 충고가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어 이 교수를 포함한 `석재현 무사귀국 비상대책위원회'측의 고심은 더해가고 있다. 실제로 이 교수가 미국 플로리다대 교수인 존 카프란(John Kaplan) 교수를 통해 중국통 전직 국무장관 등 유력인사들에게 석씨 석방을 부탁하고 미국 40여개 단체들이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에게 석방호소 편지를 보냈지만 중국 당국은 꿈적도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또한 사건발생 초기 `외교 분쟁' 등을 우려해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한 우리정부가 뒤늦게 석씨 석방을 위해 백방으로 뛰었지만 결국 석씨에 대한 실형 선고를 막지 못한 것이다. 이와 관련, 이 교수는 색다른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번 석씨 사건은 한국의 정권이 바뀌는 과도기 상태에 일어나 새 정부를 길들이기 하려는 시도라는 얘기들이 중국 지인을 통해 흘러나오곤 했다"면서 "중국 당국이 새 정부에 대해 호락호락 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던져준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고 이 교수는 말했다. 석씨가 국제 정치권력의 작용과 반작용 현상에 의한 `희생양' 일수도 있다고 이 교수는 주장했다. 석씨의 신분과 관련, "석씨는 작년에 뉴욕타임스의 어싸인먼트(할당된 일)를 하는 과정에서 탈북자와 탈북 전문가를 만나게 됐다"면서 "따라서 이번 일은 뉴욕타임즈의 공식 어싸인먼트는 아니지만 프리랜서로서 탈북자 문제의 세계적 이슈화를 위한 것"이라며 석씨는 명백히 언론인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고 이 교수는 덧붙였다. 여하튼 이 교수를 포함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석방운동의 방식에 대해 고심을 하고 있지만 석씨의 가족이 세계적인 여론화에 앞장서고 있음에 따라 이들의 뜻에 따라 석방운동 이슈화에 노력하기로 했다. (대구=연합뉴스) 문성규기자 moonsk@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