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재학생(대학원생 포함)은 10명 중 1.4명꼴로 '주거빈곤' 상태에 처해 있고, 또 과외수입이 생계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장경석 주거복지연대 연구원과 서울대 환경대학원 석사과정에 재학중인 김준형씨가 지난 4월20일부터 30일까지 서울대 재학생 6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일 서울대 환경대학원 주최 워크숍에서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중 14.6%인 95명이 '주거빈곤' 상태로 주거비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빈곤'이란 총소득에서 필수생계비용(주거비 제외)을 뺀 나머지 금액과 실제 주거비용을 비교했을 때 주거비용이 나머지 비용보다 더 큰 상태를 말한다. 조사대상 학생들의 평균 한달 수입은 55만9천원으로 이 중 과외비가 30만4천원으로 용돈보다 많았으며 주거비로는 매달 평균 20만원이 드는 것으로 집계됐다. 주거빈곤 학생 중 학부 신입생의 비중은 2.2%였으며 69.5%가 학부 2~4학년으로조사돼 신입생보다 학부 고학년에게서 주거빈곤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특히 주거빈곤 상태에 있는 학생들의 경우 2/3 이상이 보증금이 딸린 월세 형태의 주거지에 살고 있으며 이 중 6.6%는 침실 면적이 건설교통부가 제시하고 있는 최저주거기준인 1.12평에도 미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장 연구원 등은 "주거빈곤 학생들은 특히 총수입에서 과외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 과외수입이 없거나 낮은 학생들의 경우 주거빈곤 상태에 빠지기 쉽다"며 "저렴한 기숙사 시설 확충과 장학제도를 주거비 부담과 연계해 지원하는 등 정부와 학교당국의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장 연구원이 함께 발표한 '대학생 주거상황과 정책적 대응과제' 논문에 따르면 2002년 전국 216개 4년제 대학교의 시설정원대비 기숙사 수용인원은 10.9%에 불과하며 2년제 대학의 경우 49%가 아예 기숙사가 없는 등 기숙사 시설 확보가매우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