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경기 남양주 팔당리 쌍용양회 팔당 출하기지.서울로 이어지는 철로 5개 가운데 시멘트·유연탄 화물차량 용도인 3개는 20량짜리 빈 화차들이 지난 29일 밤부터 옴짝달싹못하고 멈춰서 있다. 선로 옆 20여m 높이의 사일로(저장탱크) 근처에선 하역직원 3명이 한가로이 둘러앉아 부품인 슈터 장비를 손질하고 있었다. 팔당기지는 강원도 영월과 충북 제천에서 분말상태 시멘트 원재료를 가져와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쌍용양회 하루 철도 운송량 1만5백t 가운데 4천t을 맡고 있는 주요 출하기지로 건설 수요가 많은 서울 동부지역 물량을 충당하고 있는데다 거리상 가까워 수도권 시멘트 가공사들의 의존도가 높다. 팔당기지 정현진 공장장은 "평년 이맘 때면 오전 6시 출근해 밤 12시까지 시멘트를 나르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빴다"며 "철도노조 파업으로 저장량이 2천t을 밑돌아 거래처를 선별해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매일 50량(량당 52t )가까이 들어오던 시멘트 화물차량은 파업 첫날 40량,29일 20량으로 줄더니 이날은 아예 1량도 들어오지 않았다. 1일 긴급 대체기관사 투입으로 그동안 내팽개쳐 있던 20량이 들어올 예정이지만 그 이후엔 아무런 기약이 없다. 정 공장장은 "물량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레미콘 회사들로부터 좀 더 많은 물량을 구해달라는 독촉 전화가 쇄도하지만 철도가 끊겨 별 방법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쌍용양회는 철도파업 사태가 장기화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철도 운송을 트럭 등 육송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회사측은 육송으로 대체될 경우 운송비담이 50%이상 늘어 하루 7천만원의 비용을 더 물어야 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개발수요가 많은 수도권 지역 건설현장은 이번 파업으로 큰 타격이 예상된다. 레미콘 회사인 우림콘크리트 박창근 부장은 "저장 탱크에 남은 물량이 1천t 정도로 내일 오전이 되면 완전히 바닥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장은 "트럭으로 시멘트를 나르더라도 시멘트 회사와 함께 비용을 부담해야 되는데 중소기업에 t당 3천원 정도의 추가비용 부담은 거의 상상하기 힘들다"며 "파업이 조속히 끝나기를 기도하는 것외에는 별 방법이 있겠냐"고 반문했다. 남양주=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