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사상 가장 많은 4개의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지성파 여배우 캐서린 헵번이 96세의 일기로 지난달 29일 타계했다. 헵번의 대리인은 이날 그녀가 코네티컷주 올드세이브룩의 자택에서 친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파킨슨씨병 등으로 숨졌다고 발표했다. 헵번은 지난 60여년간 '필라델피아 스토리''아프리카의 여왕' 등 50여편의 영화에 출연,사려깊고 강인한 여성미를 발산했다. 세번째 출연작 '모닝 글로리(1933)'를 비롯 '초대받지 않은 손님(1967)''겨울의 사자(1968)'등에서 그녀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이 부문상 후보로 12차례나 지명됐다. 영화뿐 아니라 연극 뮤지컬 등 장르를 넘나들며 탁월한 연기와 카리스마를 보였던 그녀는 87세의 고령에도 연극무대에 섰을 정도로 열정을 오래 간직했다. 그러나 노년에 접어들면서 파킨슨병이 심화됐고 최근에는 고관절 수술 등으로 여러차례 입원했다. 헵번은 1928년 뉴욕의 무대에 '요즘 나날'로 데뷔한뒤 할리우드에 진출했다. 1942년 영화 '올해의 여성'에서 스펜서 트레이시와 만나 9편의 영화에 함께 출연하며 깊은 사랑과 우정을 나눴다. 1907년 5월12일 뉴잉글랜드에서 비뇨기과 의사인 아버지와 여성참정권 운동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헵번은 가정교사와 사립학교 교육을 받은 뒤 브린모어 대학에 진학했다. 졸업직후인 1928년 그녀는 필라델피아의 사교계 저명인사인 러들로 오그덴 스미스와 결혼했으나 6년뒤 이혼한후 재혼하지 않았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