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빚을 갚기 위해 초등학생을 납치, 부모에게 거액의 몸값을 요구한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27일 아파트 놀이터에서 놀던 서울 A 초등학교 1학년 김모(7)양과 배모(7)양을 납치, 20시간동안 끌고 다니며 집에 전화를 걸어 금품을 요구한 혐의로 양모(29)씨를 붙잡아 조사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양씨는 지난 26일 오후 3시께 서울 노원구 상계동 J아파트 놀이터에서 놀던 김양 등을 자신의 아반떼 승용차로 납치한 뒤 10시간이 지난 27일 오전 1시께 김양과 배양의 어머니 핸드폰으로 각각 전화를 걸어 3천만원을 요구하는 등 지금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협박전화를 걸어 몸값을 뜯어내려 한 혐의다. 양씨는 김양 등을 태워 서울 노원구 상계동 일대를 돌다 지난해까지 자신이 살던 경기도 포천 일가친척 소유의 폐가로 이동, 함께 잠을 잔 것으로 드러났다. 김양 등은 양씨가 27일 오전 7시 돈을 받으러 서울역으로 떠난 사이 인근 주민에게 발견돼 납치 18시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양씨는 오전 11시10분께 폐가 인근 친척집에 아이들의 안부를 묻는 전화를 했다가 탐문수사중인 경찰에 덜미가 잡혀 정오께 서울 창동역에서 긴급체포됐다. 양씨는 경찰에서 "2년전부터 집을 마련하기 위해 3천400만원의 현금서비스를 받은 뒤 카드돌려막기를 하다보니 계속 빚이 늘어나 독촉에 시달리다 대금상환대출까지 받게 됐다"며 "아내를 보증인으로 대출을 받았기 때문에 어떻게든 빚을 갚고 싶어 범행을 계획, 실행에 옮겼다"고 말했다. 조사결과 대학중퇴후 웹디자이너로 일해온 양씨는 지난달 27일 결혼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씨가 단독 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공범 존재여부를 가리기 위해 조사를 계속하는 한편 이날중으로 이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미성년자 약취및 인질강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