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16:06
수정2006.04.03 16:08
장마철에는 음식이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오염돼 질병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최근 장출혈성 대장균에 집단으로 감염되는 사례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그동안 산발적으로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이 보고돼 왔으나 집단 발병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병은 보통 대장균에 오염된 소고기를 통해 감염된다.
따라서 항상 손을 깨끗이 씻고 고기를 익혀 먹는 등 기본적인 예방법만 제대로 지키면 감염을 막을 수 있다.
< 도움말=백경란 성균대의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krpeck@smc.samsu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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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출혈성 대장균이란=대장균은 사람과 동물의 장에 있는 세균이다.
보통 식품의 위생 상태를 판정하는 지표의 하나로 이용된다.
어떤 식품에서 대장균이 검출됐다는 것은 식품이 오염됐다는 걸 의미한다.
대장균에 오염된 음식이라 하더라도 대장균의 숫자가 많고 독성이 있어야 병에 걸린다.
독성이 있는 대장균 가운데 장출혈성 대장균이 위험하다.
피와 변이 함께 나오는 혈변성 장염을 유발하고 잘못하면 사망하기 때문이다.
O-157이 대표적인 장출혈성 대장균이다.
지난 82년 미국에서 햄버거를 먹은 사람들이 집단으로 출혈성 설사를 하면서 처음 발견됐다.
◆감염 경로 및 치료=대부분 오염된 소고기를 잘 익히지 않고 먹거나,살균되지 않은 우유 또는 2차적으로 오염된 야채 등을 먹을 때 감염된다.
장출혈성 대장균에 오염된 음식을 섭취하면 3∼4일 후에 심한 복통과 설사,약한 열과 함께 장염 증상이 나타난다.
감염자의 50%가 출혈성 설사를 한다.
대부분은 1주일이 지나면 회복되지만 신장(콩팥)기능 손상으로 요산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는 용혈성 요독증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용혈성 요독증 환자의 치사율은 보통 5%(65세 이상은 50%)이며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 환자의 치사율은 0.1∼0.2% 다.
다른 세균에 비해 치사율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식품으로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감염될 수 있다.
치료는 수액투여 등의 대증 요법으로 이뤄진다.
지사제는 용혈성 요독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
용혈성 요독증이 발생하면 투석이나 혈장 교환 등이 필요할 수 있다.
◆예방법=장출혈성 대장균은 세균의 하나로 열에 약하다.
음식을 잘 익히면(섭씨 70도에서 2분 정도) 세균이 모두 죽는다.
따라서 고기나 내장 등을 조리할 때,속까지 잘 익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햄버거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고기를 갈 때 일부 오염된 소고기가 고기 전체를 오염시키기 때문이다.
생고기를 조리한 후에는 칼 도마 등 조리 기구를 깨끗이 씻고,뜨거운 물로 소독해야 한다.
식사 전과 생고기를 만진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손만 제대로 씻어도 손에 묻은 세균을 거의 없앨 수 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