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수도권 주민들의 '나홀로 운행'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도시 건설과 택지개발 사업으로 유동 인구는 급증했지만 수도권 광역교통 대책을 세우지 않아 출퇴근 차량수요가 계속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서울시와 경기도를 오가는 버스 노선은 4백22개다. 서울→경기 방향은 26개 버스업체에 도시형버스 76개,좌석 30개,직행좌석 10개,순환버스 3개 노선이며 경기→서울행은 35개 업체에서 도시형 1백6개,좌석 52개,직행좌석 64개,시외버스 80개 노선을 뛰고 있다. 이들 노선의 상당수는 버스업체간 이해관계가 얽혀 불필요한 구간을 경유하는 경우가 많고 수익성 높은 의정부∼도봉,용인∼강남 등에 몰려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경기지역에 대한 노선조정권이 없고 업체간 이해관계도 복잡해 불합리성을 해소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수도권 주민 출·퇴근 차량을 소화하는 환승주차장도 부족하다. 서울지역 환승주차장 23곳 중 창동역 상계역 학여울역 등 13개가 외곽에 있다. 이것만으로는 환승수요 충당이 힘들어 주차장을 신설하려고 해도 경기도 등과 협의가 어렵다. 최근 3년 동안 신설된 환승주차장은 화랑대역 부근 한 곳뿐이다. 광역철도망 구축사업은 담당 부처인 철도청이 경부고속철도에 모든 관심과 예산을 집중하고 있어 '팽개쳐진 상태'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수도권 철도망은 경인선 경춘선 중앙선 등 기존 체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교통개발연구원 김수철 선임연구위원은 "신도시 주민의 나홀로 운행은 70%에 달할 정도"라며 "이는 수도권 주민의 잘못이라기보다 서울시 경기도 정부의 졸속 신도시 개발대책에 따른 후유증으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자족기능이 없는 도시를 만들어 놓고 각종 교통대책이 뒤늦게 따라가기 때문에 신도시가 '베드(bed)타운'으로 전락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