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송두환특별검사팀은 12일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이 2000년 3월 남북정상회담 예비접촉 이전에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에게 정상회담 주선계획을 사전 보고한 정황을 포착, 수사중이다.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측은 이와 관련, "정 회장이 2000년초 북한을 방문하고돌아온 뒤 정 명예회장을 찾아가 `대북사업에 필요한 투자보장협정 등 체결을 위해남북정상회담을 주선하겠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 전회장측은 "정 명예회장은 정상회담 주선계획을 듣고 나서 `큰일 한다'며정 회장을 격려했다"고 전했다. 이익치씨는 99년 12월24일 금감원에서 업무정지 명령을 받은뒤 정 명예회장 자택에 들렀다가 정 회장이 정 명예회장에게 이같은 내용을 보고하는 장면을 지켜보게됐다고 이 측근은 설명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께 이익치씨를 소환, 정 회장이 정 명예회장에게 정상회담 주선계획을 보고한 상황 및 2000년 3월 정상회담 예비접촉에 배석하게 된 경위등을 집중 조사중이다. 특검팀은 또 이익치씨 주도로 2000년 5월 현대건설 싱가포르 지사를 통해 1억5천만달러 등 현대 계열사로부터 5억5천만달러를 모금, 북에 송금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중이다. 특검팀은 최근 고려대 법대 배종대 학장에게 김대중 전 대통령 등에 대한 기소.불기소 여부 또는 남북 경협 등 정치적 행위에 대한 사법처리 가능성 문제 등 종합적 법률 검토를 의뢰했으며 변호사 단체 등 법률 전문가들로부터도 자문을 구하고있다고 밝혔다. 이익치씨는 이날 특검팀에 제출한 소명자료에서 "본인은 북송금 당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산송장'이나 다름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돈문제에는 전혀 관여한 바 없으며, 싱가포르 등지에 열린 예비접촉은 정 회장이 권유해 따라가게 된 것"이라고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조계창.김상희 기자 phillife@yna.co.kr lilygarden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