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의혹사건 특별검사팀은 19일 "이근영 전 금융감독위원장과 박상배 전 산업은행 부총재를 20일 소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근영 전 금감위원장은 지난 2000년 6월 당시 산업은행 총재로 재직하며 현대상선의 4천억원 대출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인물로 지목돼왔다. 특검팀은 특히 이씨를 상대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엄낙용 전 산은 총재가 "(현대상선의 대출금 문제를 얘기하자) 이근영 금감위원장이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의 강력한 지시가 있어서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대북송금 과정에 청와대 등의 외압이 있었는지를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이와 함께 현대상선에 대출할 당시 영업1본부장이었던 박상배 전 산은 부총재와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을 재소환,청와대의 외압여부에 대한 정황을 파악키로 했다. 특검팀은 또 조사결과에 따라 엄낙용 전 산은 총재와 한광옥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소환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 출두예정이던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은 변호인을 통해 "실무준비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소환시기를 1주일 가량 늦춰줄 것을 신청했다. 김종훈 특검보는 "정 회장측이 성실히 조사에 임할 뜻이 있다고 판단해 강제적인 수단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