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 있는 노동자 10명 중 8명 정도가 과외를시키고 있으며, 과외비로 수입의 최소 10% 이상을 쓴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8일 민주노총이 평균 35.1살인 소속 조합원 92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0∼11월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담아 최근 펴낸 `2002년 조합원 생활실태 보고서'에 따르면자식이 있는 조합원의 77.9%가 과외를 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위해 이들이 쓰는 돈은 월평균 23만5천원이었다. 이는 전년도 조사때보다 과외를 시키는 비율은 11.3% 포인트 높아지고, 과외비지출액은 7.9% 늘어난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조사 대상자들의 월평균 임금이 200만7천원으로 파악된 점을 고려하면 자식을 둔 노동자들은 최소한 수입의 10% 이상을 자녀 과외비로 지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월임금이 100만원 미만인 경우도 66.7%가 자녀에게 과외를 시키면서 월평균 12만원을 지출해 저소득층의 사교육비 부담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서는 과외 관련 질문이 첫째 자녀로 한정됐다"며 "따라서 노동자들의 실제 과외비 부담은 이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월평균 임금은 전년도 조사때보다 9.9% 늘어난 200만7천원으로 처음 200만원대를 돌파했으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50.8시간으로 0.7시간 늘었다. 이와 함께 66.3%가 빚을 지고 있는 가운데 평균 부채액은 2천753만원에 달했다. 빚을 지게 된 주된 이유로는 주택구입과 전세자금 마련(73.0%)이 꼽혔고, 그 다음이 주식투자(6.2%), 승용차.가전제품 구입(5.0%) 등 순이었다. 주거형태로는 자가가 47.3%, 전세 28.5%, 부모 집 12.9%, 월세 3.9%였고, 현재거주하고 있는 집의 크기는 평균 25.2평이었다. 주택유형은 아파트가 61.6%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다세대주택은 14.9%, 단독주택은 14.2%로 조사됐다. 한편 IMF 사태 이후 빈부격차가 심화됐다는 답변이 78.2%, 고용이 불안정해졌다는 의견이 88.7%, 삶의 질이 저하됐다는 응답이 52.5%로 각각 나타났다. 또 부유층 및 자영업자가 제대로 세금을 낸다면 근로소득세를 다소 올려도 좋다는 의견이 55.1%로 이에 반대하는 의견(39.0%)을 압도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j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