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1시께 경북 예천군 유천면 화지리에서 제16전투비행단 소속 F5-E 전투기 1대가 윤남규(58)씨 소유의 비닐하우스로 추락했다. 사고기를 조종한 김모(30.공사 44기) 대위는 탈출하지 못해 사망했다. 목격자 권모씨는 "꼬리 부분에 불이 붙은 전투기 1대가 착륙을 시도하던 중 활주로에 미처 닿기 전에 추락하면서 폭발했다"고 말했다. 사고기는 예천 군비행장에서 공중전투지원 훈련을 위해 이륙한 직후 좌측 엔진이 정지(flame-out)되자 곧바로 기체를 돌려 예천비행장으로 비상착륙을 시도하던 중 활주로에서 2.5㎞ 정도 떨어진 곳에 추락한 뒤 폭발했다. 조종사 김 대위는 무선교신을 통해 관제소에 기체이상을 보고한 뒤 `기체를 버리고 탈출하라'는 지시를 수차례 받고도 전투기를 살리고 민가 밀집지역으로 추락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끝까지 조종간을 잡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기는 추락후 폭발해 기체가 산산조각이 나면서 꼬리 등 일부 기체 파편이 윤씨 집쪽으로 튀었으나 때마침 윤씨 가족들이 집을 비워 비닐하우스 15평과 주택, 축사가 반파된 것외에 민간인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전투기 추락사고는 올들어 처음이다. 공군 관계자는 "교신기록으로 미뤄볼때 일단 엔진결함에 의한 사고로 추정되지만 자세한 사고원인은 기체를 수습해 조사해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군은 사고조사반을 현장에 급파해 정확한 사고원인과 피해상황을 조사중이다. 이날 추락한 F-5E 전투기는 최대속도 마하 1.64, 길이 14.45m, 높이 4.07m, 폭 8.13m, 무게 4천410㎏, 항속거리 2천863㎞인 미 노드롭사 제품으로, 1976년 7월 미국이 우리측에 무상 원조한 노후기종이다. 지금까지의 비행시간은 총 5천690시간이다. (서울.예천=연합뉴스) 박세진.이덕기 기자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