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이 송두환 '대북송금'특별검사팀에 9일 소환될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간 국정감사와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진 김 전 사장 발언의 진위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특검팀은 미국에 장기 체류중이던 김씨가 자진 귀국하면서 "특검 조사에 성실하게 임해 진상규명에 협조하겠다"고 밝힌 만큼 김씨를 통해 현대상선 4천억원 대출외압 의혹을 포함한 대북송금의 실체가 어느정도 드러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이미 산은과 외환은행, 현대상선 관계자, 그리고 국정원 직원까지 조사를 마친 특검팀은 김씨와 이들간 대질조사도 벌일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대북송금을 둘러싸고 치열한 `진실게임'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이 현대그룹 차원에서 현대상선에 산은 대출 및 대북송금 역할을 맡도록 지시했는지 여부 및 대북사업을 주도했던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의 역할도 윤곽이 잡힐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2000년 6월 현대상선 4천억원 대출 당시의 구체적 정황 확인을 위해 특검팀이 정 회장과 김윤규 사장 등에 대한 소환을 앞당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특검팀이 회계사 등을 영입해 현대그룹 분식회계 부분을 캐고 있는 것도 정 회장과 김윤규 사장 등 핵심인물의 소환을 앞두고 이들을 압박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도 없지 않다. 특히 김충식씨를 통해 현대상선 대출과정 및 대북송금 과정에서 국정원이 개입한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경우 파문이 최규백 당시 국정원 기조실장은 물론 김보현 현 국정원 3차장, 임동원 전 국정원장 등 `윗선'까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민간기업이 벌이는 사업에 국정원이 자금 마련부터 송금에 이르는 전 과정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현대상선 등의 대북송금에 비즈니스를 넘어선 또 다른 목적이 있지 않느냐는 의혹이 쏠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충식씨 소환이 이번 특검수사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은 그의 '입'이 갖는 폭발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케 해준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희 기자 lilygarden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