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벤츠요. 한국시장에서 1∼2년안에 따라잡을 자신이 있습니다." 독일 자동차업체인 아우디가 같은 독일계인 BMW와 벤츠에 '선전포고'를 했다. 지난해 수입차시장에서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는 각각 5천1백1대(시장점유율 31.6%)와 2천1백42대(13.2%)를 판매해 1위와 3위를 차지했다. 2위는 일본 도요타 계열 렉서스이고, 아우디는 7백49대(4.6%)를 판매, 7위에 머물렀다. 과연 아우디의 야심이 통할까. '2003년 수입차 모터쇼'에 참석차 방한한 요그 호프만 아우디 아시아·태평양지역 판매 및 마케팅담당 부사장(37)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가득 넘쳤다. 그는 "브랜드 인지도는 BMW와 벤츠보다 낮으나 품질과 기술력은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브랜드 인지도는 한국내 수입업체인 고진모터임포트의 마케팅 및 홍보전을 대거 지원해 높인다는 복안이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한국시장에서 철수해 2000년 재진출한 뼈아픈 경험이 있으나 공격적인 지원으로 2년간의 공백기간을 만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호프만 부사장의 화려한 이력과 '새파란 나이'는 그런 자신감을 뒷받침한다. 그는 아우디일본 현지법인의 사장으로 근무할 당시 시장점유율을 2000년 2.4%(판매량 7천대)에서 2002년 4.9%(1만2천대)로 무려 2.5%포인트나 끌어올렸다. 본사가 올해 아우디일본 사장에서 아시아.태평양담당 부사장으로 그를 발령낸 것은 그의 수완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호프만 부사장은 "일본에서 아우디 판매증가를 위해 모회사인 폭스바겐과 독립된 딜러를 크게 확충했던게 주효했다"면서 "일본과 다르지만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가장 중요한 시장인 한국에서도 딜러망을 대폭 확대하고 보다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년내에 금융서비스 프로그램을 한국에 도입키로 한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다. 1997년 GM 근무시절 현대자동차와 대우자동차를 직접 운전해 본 경험이 있다는 그는 한국 자동차산업의 급격한 발전속도에도 주목하고 있다. "당시 한국차 수준은 아직 멀었다고 생각했으나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 판매가 늘어나고 있는 모습을 보니 품질과 기술력이 상당히 발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