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송두환 특별검사팀은 28일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을 귀국하는 즉시 소환, 조사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전 사장이 조만간 귀국한다는 뜻을 전해 왔고 귀국이 특검조사를 위한 것인 만큼 귀국하는 대로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현재 미국을 떠나 일본에 체류중이며 29일 귀국편 항공기를 예약한 상태다. 김씨의 한 측근은 변호인 등과 사전협의 등을 거쳐 내달 1일께 귀국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특검팀은 김 전 사장을 상대로 우선 현대상선이 4천억원을 대출받은 경위를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상선은 지난 2000년 6월 제2금융권이 기업어음 만기연장을 거부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며 산업은행에 4천억원을 긴급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김 전 사장은 당시 "대출약정서에 서명을 직접 하지 않았으며 현대상선은(국가정보원에) 계좌만 빌려줬을 뿐"이라고 발언했다. 대출 상환 문제에 대해선 "채권단이 (현대상선에) 지원한 4천억원은 실제로 현대상선이 쓴 돈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가 대신 갚아야 한다"고 말해 대출과정의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특검팀은 또 김 전사장을 통해 대출을 추진한 실체가 누구인지, 어떤 경로로 북한에 건너갔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 김 전 사장은 지난해 11월 "정몽헌 회장이 이유없이 4천억원을 대출받으라고 해서 대표이사로서 완강히 거부했으며 사표까지 냈다"고 폭로했었다. 특검팀은 이와 함께 2000년 6월 산업은행 대출 당시 박재영 현대상선 회계담당 전무(현 미주 본부장), 김종헌 재무담당 상무(현 구주 본부장), 박남성 감사(현 싱가포르 본부장) 등 3명이 입국했다고 검찰이 통보해 옴에 따라 이중 박재영 김종헌씨를 29일 소환, 조사키로 했다. 특검팀은 두 사람을 상대로 현대상선이 긴급대출을 신청한 목적 및 대출금 사용처,미국과 일본에서 김충식씨와 접촉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현대상선 대출 당시 산업은행 총재를 지낸 이근영 전 금감위원장도 내주중 출석토록 소환 통보키로 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오전 정철조 전 산은 부총재를 재소환, 산은의 현대상선에 대한 4천억원 대출 직전 이근영 당시 산은 총재와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간 전화통화 여부 및 내용 등을 조사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