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금강산 관광 사업을 운영해오던 현대아산이 '사스' 직격탄을 맞았다. 북한이 25일 사스 확산을 이유로 서로 왕래를 자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금강산 관광 중단을 요청 해옴에 따라 최악의 경우 수개월동안 관광 중단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올초 어렵게 성사된 육로 관광이 북측의 도로 공사를 이유로 중단된데 이어, 매달 20억~30억원의 적자를 감내하며 계속해왔던 해로 관광까지 중단 위기에 처하자 현대아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윤규 사장을 비롯한 전 임직원이 1주일 넘게 매일 금강산 관광 활성화를 위한 거리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북측의 관광 중단 요청은 현대아산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지난 98년 11월 시작된 금강산 관광이 4년 6개월동안 중단된 것은 99년 6월 북한의 관광객 억류 사태 이후 처음이다. 당시 금강산 관광은 45일동안 중단됐고, 현대는 약 290억원의 손해를 보았다. 현대아산은 이날 한반도에는 사스 환자가 없으며 입출국시 검역을 철저히 하면 사스 발생 우려가 없다는 보건 기관의 의견서를 북측에 전달했지만 아직 북측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금강산 관광 외에 다음달 초로 예정됐던 '류경정주영체육관' 준공식도 미루자고 통보해 와 사실상 현대의 대북사업은 '올스톱'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대아산은 여러 경로를 통해 북측과 접촉을 시도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으나 대북 송금 의혹을 받고 있는 정몽헌 회장 등 경영진이 특검 수사에 묶여 북측과의 대화 창구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보건 당국과 의료 전문 기관의 의견을 전달했으니 곧 답이 올 것"이라며 "북한과 협의가 잘 이뤄진다면 중단 사태가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아산은 26일 예정된 금강산 관광을 취소하고, 관광객들에게 요금을 전액 환불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 기자 gc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