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전담병원으로 시립 병원 1곳을 지정, 운영하려던 계획을 포기키로 했다가 결국 유보했다. 서울시는 최근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사스에 대응하기 위해 시립동부병원을 사스 전담진료병원으로 지정, 운영하려던 계획에 대해 집단 민원이 발생함에 따라 25일 긴급대책회의를 통해 계획을 유보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정두언 정무부시장은 이날 동부병원에서 밤샘 시위를 벌인 주민들에게 "이 병원이 유일하게 병상이 많이 비어있어 격리병원으로 지정하려 했으나 주민반발이 심해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시는 이날 오후 열리는 전국 보건소장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국립보건원과 협의, 이 병원의 전담진료병원 지정이나 다른 병원에 대한 대체 지정 여부 등을 결정키로 했다. 시는 사스 의심환자 급증에 따라 13개 격리지정병원으로는 환자 수용이 불가능해 이 병원을 사스 전담병원으로 지정 운영토록 국립보건원이 23일 요청해 옴에 따라 입원 환자 50여명을 24일까지 시내 다른 병원으로 분산 이송한 뒤 병원 의료진이 국방부 지원 군의관 10여명과 함께 사스 환자나 의심환자를 전담토록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병원이 사스 전담병원으로 운영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인근 주민 수백명은 24일 오후부터 병원 출입문에서 앰뷸런스와 수송차량의 통행을 막는 등 반대시위를 벌였다. 시 관계자는 "전담병원은 정밀 X-레이 등의 장비와 격리 치료가 가능한 병동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하는 데 시내에는 동부병원이 조건에 가장 적합하다"며 "그러나 현재 이 병원 뿐 아니라 시내 다른 병원도 지정 운영이 불가능해 자칫 사스 환자가 발생하더라도 일반 병원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시내 사스 의심환자는 8명으로 이 가운데 3명은 퇴원하고 5명은 격리치료중이며, 시내에서는 지방공사 강남병원과 시립 서대문병원, 국립의료원 등 3곳이 격리병원으로 지정 운영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aup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