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발생한 러시아인 총기피살 사건의 용의자와 범행 현장을 직접 본 목격자들이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용의자의 윤곽이 드러나는 등 경찰수사가 진척을 보고 있다. 22일 경찰수사본부에 따르면 사건현장에서 용의자가 버리고 간 렌터카를 사건발생 이전부터 타고 다닌 러시아인 2명과 동일한 인상착의의 용의자 2명이 사건 발생1주일전부터 현장을 답사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또 사건발생 직전인 지난 17일 오후 8시께 사건현장인 아파트 출입구 계단에서 숨진 나우모프 와실리(54)씨와 부상자 니콜라이 안드레이비치(39)씨가 담배를 피우고 초조하게 누군가 기다리면서 휴대폰 통화한 것을 본 목격자도 확보했다. 이 목격자는 범인이 렌터카를 몰고 사건현장에 도착해 미리준비한 권총으로 안드레이비치씨와 와실리씨를 차례로 난사한뒤 아파트 입구방향으로 달아났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사건현장 주변에서 탐문수사를 벌인 경찰은 목격자들의 진술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이번 사건에 최소한 러시아인 3명이 연루가 됐고 범행은 1명이 단독으로 벌인뒤 공범의 도움으로 사건현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사건발생 직전에 와실리씨가 누군가와 휴대폰을 통화한 상대자를 찾기 위해 휴대폰 역발신 추적을 하고 있으며 아파트 내.외부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의 녹화자료에 대해도 정밀분석중이다. 경찰은 또 범행에 사용한 렌터카를 타고 다닌 용의자 2명을 목격한 동구 초량동 러시아거리(속칭 텍사스거리) 주차장 관리원을 상대로 몽타주 1만2천장을 작성해 전국의 경찰서와 공항, 항만 등에 배포하는 한편 김해국제공항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를 통해 용의자들의 입.출입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피해자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경찰은 부상자 안드레이비치씨가 숨진 와실리씨의 사체를 러시아 사할린으로 절대 보내지 말고 우크라이나 또는 모스크바 친구들에게 보내달라고 말해 이 진술에 대한 배경을 파악하고 있다. 이와함께 지금까지 진술을 거부한 안드레이비치를 설득해 신뢰성 있는 진술을 확보하고 와실리 소유 콘코리아서비스의 한국책임자 겸 동업자인 카르고 볼로프 알렉세이에 대해서도 이번 사건과 관련해 숨겨진 내용을 파악하는 등 사건의 윤곽을 잡아가는 데 주역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조정호기자 c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