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수술 후유증에 시달리거나 결과에 만족하지 못한 20대 여자 2명이 자살 사이트에서 만나 음독자살해 충격을 주고 있다. 17일 오후 9시20분께 강원도 춘천시 온의동 시외버스 터미널 뒤 야산에서 고모(23.여.무직.서울시 강북구 번3동)씨와 김모(22.여.서울 K대 1년.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씨가 신음하고 있는 것을 박모(46.공무원.춘천시 온의동)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박씨는 경찰에서 "퇴근한 뒤 산을 오르고 있던 중 신음소리가 들려 가보니 20대 초반의 여자(고씨)가 쓰러져 있고 주변에 농약병과 신발, 가방 등이 흩어져 있어 우선 119구조대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고씨가 쓰러져 있던 곳에서 30m가량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고씨와 김씨는 각각 춘천 성심병원과 원주 기독교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중 18일 오전 10시와 7시께 각각 숨졌다. 고씨는 부모에게 남긴 유서에서 "얼굴과 다리 마비는 외면적으로 괜찮지만 뼈와 입안의 둔한 감각으로 후유증에 시달려 견딜 수가 없었다"고 말했으며 김씨도 "정말열심히 살아야 하는데 무기력해지고 매사에 의욕이 없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경찰조사 결과 고씨는 지난 1월1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성형외과에서 1천50만원을 주고 쌍꺼풀과 턱교정과 볼 지방흡입 수술을 받았으나 볼이 쳐지고 생리불순 등의 후유증이 나타나면서 한달전에도 유서를 작성했다 발각되는 등 비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고씨의 부모는 "2년전부터 성형수술을 해달라는 딸의 요구를 더 이상 거절하기 어려워 들어줬으나 수술이후 조금만 걸어도 다리에 통증이 오는 등의 부작용까지 겹쳐 골프장 아르바이트를 그만 두고 3개월째 집에서 쉴 수 밖에 없었다"며 "변호사를 선임, 병원측을 고소하겠다"고 말했다. 고씨 부모는 특히 "수술 부작용이 나타나 항의한 결과 병원측이 수술비용을 되돌려 주면서 대신 우울증으로 인한 증상은 신경정신과에서 치료를 받으라는 내용의 각서를 요구한 만큼 병원측이 수술 잘못을 인정한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2년제 골프학과를 졸업한 뒤 세미 프로 골퍼를 꿈꾸던 고씨가 성형수술을 받은 문제의 병원에서는 지난 1월에도 배 지방흡입 수술을 받은 간호사가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4수끝에 어렵게 대학에 들어간 김씨도 최근 쌍꺼풀 수술을 받았으나 만족하지 못해왔다고 김씨의 유족들은 경찰에서 말했다. 숨진 2명 모두 얼굴에 특별한 결함은 없는 준수한 외모를 갖추고 있었으나 더 나은 미모를 원해 성형수술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고씨와 김씨가 컴퓨터 사이트에 심취했었다는 유족들의 공통된 진술에 따라 자살사이트를 통해 서로 알게 된 뒤 함께 버스를 타고 내려와 음독자살한 것으로 보고 이들의 최근 인터넷 행적을 추적하고 있다. (춘천=연합뉴스) 이해용기자 dmz@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