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도심서 발생한 러시안 피격사건이 러시안 마피아간 세력다툼에서 비롯된 살인사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또 사망한 나우모프 와실리(53)씨가 두목급의 거물 마피아 조직원이며, 우리측 수사당국이 러시안 마피아의 이상행동조짐을 사전 인지해 내사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져 수사당국의 안이한 대처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18일 경찰과 해경 등 우리측 수사당국에 따르면 괴한의 피격으로 숨진 나우모프와실리(54)씨가 러시아 사할린 현지의 수산물 수출입과 관련된 사업가이자 37척의 선박을 보유한 거부이며, 러시아 마피아 조직의 거물급 인사라는 것이다. 익명의 수사 관계자는 "나우모프씨는 러시아에서 엄청난 이권이 걸려 있는 수산물 수출입과 선박수리업을 하면서, 현지 마피아 조직내에서의 갈등과 세력다툼끝에 지난해까지 일본에 피신해 있었으며, 지난해 12월 부산으로 도피, 은신해있던 중 지난 17일 살해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에서 수산물 수출입과 선박수리업은 엄청난 이권이 걸려 있어 현지 마피아들의 중요한 자금줄로 알려졌다. 우리측 수사당국은 나우모프 와실리씨가 지난해 12월 입국한 이후 거물급 마피아로 알려지면서 줄곧 그의 동향을 파악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또 부상당한 니콜라이 안드레이비치(39)씨가 숨진 나우모프 와실리씨의 경호원으로 알려져 있지만, 위조여권을 소지하고 있는 점으로 미뤄 밀입국한 같은 마피아 조직원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범인 추적에 나선 경찰은 괴한이 사건현장에 버리고 간 렌터카의 업체 업주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지난 19일 러시아 국적의 나프조두 콘스탄틴(26)이란 명의의 위조여권을 제시한 러시안이 승용차를 빌려간 사실을 확인하고 인상착의에 대해 조사중이다. 경찰은 또 검문검색이 강화된 부산 동구 초량동 외국인거리 등 도심을 피해 부산항에 기항중인 러시아 선박으로 도주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18일 오전부터 부산 태종대 앞바다에 정박중이던 2천t급 공모선인 의심선박을 상대로 수색작업에 나서는 등 범인을 쫓고 있다. 이와 함께 허리와 복부관통상을 입고 부산 영도구 해동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니콜라이 안드레이비치씨가 18일 오후 마취에서 깨어남에 따라 사건정황과 피격사유 등을 조사중이어서 사건 전말이 곧 드러날 전망이다. (부산=연합뉴스) 신정훈.박창수.조정호기자 s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