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중국 남부 광둥성에서 발생한 괴질이 홍콩을 통해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괴질에 감염된 환자 수가 1천6백명을 넘어섰다. 세계보건기구(WHO)와 홍콩 정부는 30일 "괴질의 원인인 '중증 급성 호흡기증후군(SARS)'에 감염된 환자는 15개국 1천6백10명에 달하며, 사망자도 58명에 이르렀다"고 잠정 집계했다. 괴질 감염자 수를 국가별로 보면 중국이 8백6명으로 가장 많으며 △홍콩 5백30명 △싱가포르 89명 △미국 59명 △베트남 58명 △캐나다 37명 △대만 10명 등의 순이다. 이에 따라 홍콩에서는 HSBC 휴렛팩커드(HP) 등 다국적 기업들이 사무실을 잠정 폐쇄했다. 지난 28일 여직원 1명이 괴질에 걸린 HSBC는 이 직원이 근무한 5층 건물 전체에 대해 출입을 금지시켰으며 환자와 접촉한 같은 부서 직원 26명에게 일주일간 휴가를 주었다. 휴렛팩커드도 홍콩사무소를 폐쇄하고 대대적인 소독 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부분 홍콩 주민들은 주말 행사나 모임을 취소하고 교회나 성당 예배에도 불참하는 등 공포감에 떨고 있다. 한편 이날 국립보건원은 중국에서 괴질이 급속히 확산됨에 따라 중국 전역에 대한 여행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