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이 25일 서해 백령도 동쪽 해상에서 항해실수로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북한 어선을 돌려보내면서 나침반을 선물해 군 안팎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26일 합참에 따르면 25일 오후 4시20분께 북한 어선 2척이 1.2마일 가량 월선해해군 고속정 3척이 긴급 출동하는 등 한때 긴장했으나 항해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못해 실수로 NLL을 넘은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북한 어민들을 상대로 월선 경위를 알아본 결과 안개가 짙고 해류가 남으로 흐른데다 나침반까지 갖추지 못한 것을 보고, 즉석에서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보관중이던 나침반을 줘 보냈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NLL을 월선한 북한 어선을 북으로 되돌려 보낸 적은 여러 번 있지만 이번처럼 나침반을 챙겨준 경우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인도적인 차원의 이런 조치가 남북한 사이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시켜주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말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도 26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북한측이 아주 고맙다는 뜻을 표했다"는 보고를 듣고 "적절히 잘 대응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특히 서해 백령도, 연평도 부근은 99년과 지난해 남북 해군간 교전이 있었던 민감한 지역으로, 오는 4월 꽃게잡이 시작을 앞두고 양측이 신경을 쓰는 분위기속에서우호적인 '교감'이 있었다는데 의미가 큰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합참에 따르면 군 당국은 지난해 12월 NLL을 넘어 서해 대청도 해안에 좌초한표류 북한 바지선 선원들을 나흘만에 북송시키는 등 서해상 접경 해역에서 불필요한충돌을 방지하기위한 인도주의적 노력을 최대한 기울여 왔다. 당시 표류된 바지선은 심한 선체 파손으로 북측 해역으로의 예인이 어려워짐에따라 군 등 관계 당국은 수리 작업을 한 뒤 돌려주는 등의 해결 방안을 모색중이다. 한편 수리 뒤 북송시키려면 많은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돼 북측에 대해 비용 부담 의사를 타진했으나 아직 관련 답변이 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이성섭 기자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