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을 더 많이 받기 위해 자발적으로 고객과 술자리를 가지다 과도한 음주로 인한 질병으로 사망했더라도 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특별5부(재판장 이우근 부장판사)는 21일 "남편이 지속적인 음주와 과중한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간경화로 사망했다"며 최모씨 부인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등 부지급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를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망자인 최씨의 B형 간염과 업무 사이에 관련성이 불분명하지만 최씨가 자동차 판매회사 과장이라는 직책 때문에 간질환에 치명적인 과중한 업무와 술자리에 시달린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비록 음주 행위에 성과급을 확보하려는 자발적 동기가 포함돼 있다고 하더라도 잦은 술자리가 자연적인 진행 속도 이상으로 B형 간염을 악화시켰다"고 덧붙였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