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형사9부(이인규 부장검사)는 손길승 SK그룹 회장이 지난 99년 JP모건과의 이면계약을 주도한 혐의를 포착,5일 손 회장을 소환해 이 부분을 집중 추궁키로 했다. 검찰은 손 회장이 SK글로벌의 분식회계 과정에도 상당부분 개입한 것으로 보고 회계장부를 조작한 경위와 함께 SK글로벌이 분식을 통해 불법대출을 받았는지 여부 등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4일 "손 회장이 이면계약을 주도한 정황이 포착됐으나 당시만 해도 대기업 계열사간 내부거래가 많았던 시기였으며 외환위기 직후 SK그룹 전체의 신인도를 위해 SK증권을 포기할 수 없었던 측면이 인정된다"며 "최태원 회장이 이미 책임을 진 만큼 손 회장까지 구속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은 손 회장을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또 SK글로벌의 분식회계 혐의와 관련,SK글로벌 회장을 겸하고 있는 손 회장과 함께 최태원 SK(주) 회장도 관여한 것으로 보고 최 회장 기소 내용에 이 부분을 포함할 방침이다. SK글로벌은 2001회계연도(2001년 4월∼2002년 3월)에 대규모 적자를 내고서도 매출채권을 과다 계상하는 등의 방법으로 적자규모를 1천3백10억원으로 축소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검찰은 이날 SK글로벌 회계감사를 맡은 Y회계법인 고위 임원을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회계사들이 분식회계를 묵인해준 사실이 드러날 경우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사법처리할 계획이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