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총각이 금강산에서 중국 조선족 처녀를 만나 한 가정을 이루게 됐다. 첫 '금강산 커플'의 주인공은 금강산 온정각 휴게소 지배인 이종선씨(33·현대백화점 H&S 소속)와 조선족 염은실씨(22). 두 사람은 3월1일 수원에서 결혼할 예정이나 지난 8일 중국 랴오닝성 무순에서 신부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미 예식을 올려 사실상의 부부다. 두 사람은 지난 2000년 5월 금강산 온정각 휴게소 지배인과 봉사원으로 처음 만났다. 이 지배인은 뷔페 식당 관리를 맡았고,염씨는 홀에서 음식 서빙을 해 서로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었다. 두 사람은 처음부터 서로에게 호감을 가졌지만 근무 시간이 다르고 북한 지역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떨어져 있는 시간도 많아 결혼에 이르기 까지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회사 일을 중시하는 한국 사회의 분위기와 가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선족 문화의 차이 때문에 심한 갈등을 겪기도 했다. 이씨는 현재도 온정각 휴게소 지배인으로 근무하지만 염씨는 결혼 준비를 위해 한국에 머물고 있다. 이씨는 "집안이나 회사에서 둘이 결혼할 수 있도록 잘 이끌어줬다"며 "앞으로도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겠지만 힘들게 결혼한 만큼 함께 어려움을 이겨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욱진 기자 sorina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