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공사측이 지하철 방화참사와 관련, 기관사와 종합사령팀 운전사령의 무선교신 녹음테이프 내용을 조작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어떤 내용이 조작됐는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찰은 "공사측 관계자들이 증거인멸을 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면 이들이 또다른 증거인멸을 시도하기에 그 내용을 밝힐 수 없다"며 구체적인 내용 공개를 거부하고 있지만 지하철공사 관계자들이 자신이나 동료의 책임을 회피하는 핵심적인 내용이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사측이 경찰에 처음 제출한 녹취록은 원본인 마그네틱 테이프에서 자신들에게 불리한 내용을 일부 삭제하거나 편집한 뒤 만든 일반용 테이프를 토대로 작성한 것이어서 지하철공사 관계자들이 사건을 조직적으로 조작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하철공사측이 경찰에 제출한 복사본 테이프와 녹취록에는 사고당일 오전 9시55분부터 10시17분까지 종합사령팀과 기관사들 사이의 교신 내용 가운데 5-6군데에걸친 핵심적 내용이 삭제된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밝혀졌다. 경찰은 "삭제된 내용은 '문장'이 아닌 '단어'수준이다"고 밝혀 삭제된 단어가 이번 사건이 참사로 이어지게 된 결정적인 원인을 알려줄 수 있는 내용일 것으로 보인다. 또 공개된 녹취록에는 사고당일 오전 9시59분 이후 종합사령팀과 1080호 전동차기관사와의 교신이 없는 점으로 미뤄 이후 교신에 종합사령팀이 `마스콘 키'를 뽑고 대피하라는 등의 지시나 보고가 녹음됐다가 삭제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사고직후인 당일 오전 9시53분부터 55분까지와 녹취록에 기록되지 않은 10시17분 이후에 녹음된 뒤 삭제되거나 날조된 무선교신 내용을 밝히기 위해 공사에서 압수한 마그네틱 테이프에 대한 정밀 감정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했다. (대구=연합뉴스) leek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