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남자가 대구 도심을 통과하던 지하철 전동차에 불을 질러 사망자가 130여명을 넘고 140여명이 부상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특히 구조대에 의해 사고발생 7시간여만에 전동차안 곳곳에서 수십구씩 100여구의 사체가 추가로 발견됐다. ▲발생 = 18일 오전 9시 55분께 대구시 중구 남일동 대구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구내에서 진천을 떠나 안심 방향으로 운행중인 1079호 전동차(기관사 최정환) 6량중 3호차를 타고 가던 김모(56.대구시 서구 내당동)씨가 인화물질이 든 10ℓ크기의흰색 플라스틱 입구에 라이터로 불을 붙이자 순식간에 불길이 전동차 지붕으로 번지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승객 석모(35.여)씨는 "전동차가 멈춰서 문이 열린 상태에서 김씨가 들고있던플라스틱 두껑을 열고 라이터로 불을 붙이려는 것으로 보고 주변에 있던 승객들이제지했으나 김씨가 이를 무시하고 불을 붙인 뒤 달아났다"고 말했다. 불이 나자 자동으로 전기공급이 끊기면서 전동차 운행이 중단되고 암흑으로 변해 승객들이 출구를 제대로 찾지 못했으며 때마침 반대편에서 중앙로역에 도착한 상행선 전동차 6량에도 불이 옮겨붙어 상하행 전동차 12량이 모두 소실돼 피해가 커졌다. ▲피해 = 화재로 객차에 타고 있던 승객들이 화상을 입거나 연기와 유독가스에질식해 이창용(57.대구시 동구 신암동), 홍사진(62.여.대구시)씨 등 7명이 병원으로옮기거나 이송도중 숨졌다. 유독가스와 연기의 분출로 현장 접근이 어려워 사고발생 7시간이 지난 뒤 지하철역 구내에서 차량 곳곳에 사체가 수십구씩 엉켜있는 것이 발견돼 사망자가 최소한130여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또 승객 140여명이 부상해 대구시내 8개 병원에 분산. 치료중이다. 불은 상.하행 전동차 객차 12량을 모두 태우고 이날 오후 1시30분께 진화됐으며유독가스가 대부분 빠져나가면서 본격적인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고현장 = 전동차에 불이나자 수백여명의 승객들이 서로 먼저 빠져 나오려고아우성을 지르는 등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또 시신의 훼손상태가 너무 심해 사체수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고있으며 현재 경북대 법의학팀과 구조대가 사체 수습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고직후 정전으로 지하철 중앙로역 일대는 암흑천지로 변해 승객들이 출입구를찾느라 우왕좌왕하는 등 큰 혼잡을 빚었다. 지하철역 출입구 4곳에서 다량의 유독가스가 장시간 배출되면서 한때 대구 도심의 지상교통도 마비됐다. 사고직후 대구 도심으로 진입하는 모든 도로가 통제됐으며 인근 상가 상인들도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긴급 대피하고 수많은 시민들이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현장과 병원으로 몰려 들었다. 또 유독가스가 환풍구 등을 통해 인근 지하상가 등으로 번지면서 중앙지하상가점포 251개가 모두 문을 닫고 철시했으며 의류, 화장품, 귀금속, 휴대폰, 카메라 등상품의 큰 피해가 예상된다. ▲조치 = 대구시와 지하철본부, 소방본부 등은 현장에 지휘본부를 설치하고 소방관 등 인력 1천300여명과 장비를 동원해 화재 진화와 뒤엉켜있는 사체분류 작업을벌이고 있다. 그러나 시신의 훼손상태가 너무 심한데다 엉켜있어 분류작업에 상당한 시간이걸릴 것으로 예상돼 일단 사고차량을 월배차량기지로 견인하기로 했다. 대구지하철공사는 한국지방재정공제회가 운영하는 1명에 4천만원, 사고당 10억원의 영업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해 있다. ▲용의자 검거 = 경찰은 사고 발생 2시간여만인 이날 오전 10시께 대구시 북구노원동 조광병원 응급실에서 불을 낼 당시 입은 화상을 치료중인 김씨를 붙잡아 조사중이다. 김씨는 2001년 4월 오른쪽 상.하반신 불편으로 지체장애 2급 판정을 받은 장애인으로 한방병원에서 뇌졸중 치료를 받은 뒤 의료 사고로 신체 마비증세가 일어나자이후 가족에게 병원에 불을 지르겠다는 말을 수시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찰은 현재 발목 부위에 2도 화상을 입고 경북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아직 입을 열지않고 있어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사망자 = 홍사진(62.여.동구 방촌동) 허은영(33.여.김천시 신음동) 안선희(23.여.동구 신천동) 장정경(21.여). 신원미상 1명 김형례(51.여.동구 신암동). 신원미상 1명 이창용(57.동구 신암동). 신원미상 2명 최상수(71.동구 서호동) 김상만(32).장대성(34). 신원미상 5명 김영철(48), 신원미상 3명 신원미상 2명 신원미상 1명이다. 부상자들은 경북대병원 29명을 비롯, 동산의료원 25명, 곽병원 19명, 영남대의료원 13명, 파티마병원 7명, 한성병원 13명, 조광병원.보람병원.세동병원 각 2명,가톨릭병원 1명, 남강병원 1명이 분산 가료중이다. 또 대구시민회관에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의 합동대책실이 설치됐다. (대구=연합뉴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