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경기도 포천에서 장교와 사병 등 2명의 인명피해를 낸 전차 하천추락 사고는 작전중인 군인들이 민간인을 태운 버스와의 충돌을 피하려다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사고는 지난해 6월 13일 길을 가던 여중생 2명이 미군 장갑차에 치여사망한 사건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면서 군인들의 '살신성인(殺身成仁)' 정신이 주위의 귀감이 되고 있다. 육군과 경찰에 따르면 전차장 김봉현(24)소위와 탄약수 박진동(22)병장, 조종수이병민(21) 일병, 포수 이철희(22) 하사를 태운 육군 모 부대 소속 K-1 전차가 포천군 영북면 산정리 316번 국도 산정호수3교에 다다른 것은 17일 오전 6시 40분께. 이 전차는 이날 오전 4시 다른 전차 10여대와 함께 주둔지를 출발, 산정호수 부근 훈련장으로 이동중이었으며 당시 호송차량과 5번 전차는 이미 다리를 건넌 상태였다. 김 소위가 탄 전차는 다리로 진입해 5m 가량 진행하다 갑자기 오른쪽 다리 난간을 부수고 5m 아래 하천으로 추락, 전복되면서 김 소위와 박 병장이 그 자리에서 숨지고 이 하사와 이 일병은 각각 무릎 골절상과 찰과상을 입었다. 이 일병은 "다리로 진입하자 마자 전차장인 김 소위가 '앞쪽 차량 불빛이 세게들어오니 오른쪽으로 틀라'고 지시, 급히 방향을 바꾸는 순간 추락했다"고 말했다. 45m 길이의 다리는 전차 진행방향 도로 폭이 3.6m, 버스 진행방향 도로폭이 3.4m로 전차 폭이 3.59m인 점과 이른 아침의 어둡고 좁은 시계(視界) 등을 감안하면 교행했을 경우 충돌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버스가 진행한 도로는 급한 오른쪽 커브길을 이루고 있는데다 커브를 돌자마자 10여m 앞에 다리가 위치, 대부분의 차량이 다리로 진입하면서 중앙선을 침범하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어 해마다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경은 이같은 상황을 종합해볼때 만약 전차가 버스와 그대로 교행했을 경우, 충돌사고로 인해 버스 승객 등의 인명을 앗아가는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수 있었다는 입장이다. 육군 관계자는 "도로 폭 등 수치적으로 계산할때는 교행해도 충돌이 일어나지 않지만 어두 컴컴한 상황에서 앞에서 달려오는 차량과의 충돌을 우려한 전차가 스스로 난간쪽으로 피하려다 추락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군은 이 일병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경찰에 의뢰해 사고를 유발한 버스를 찾고 있다. 학군장교 출신인 김 소위는 지난해 3월 1일 임관했으며 박 병장은 2001년 4월 16일 입대했다. (포천=연합뉴스) 김인유기자 hedgeho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