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북한을 탈출한 탈북자에 대해 정부가 `맞춤형 정착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김정인씨가 16일 발표한 석사학위 논문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 사무소(하나원)의 프로그램 분석.평가'에 따르면 가족 없이 혼자 북한을탈출한 뒤 하나원에서 교육을 마친 탈북자 29명 중 21명(77.8%)이 `하나원 프로그램이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하나원은 탈북자 정착 지원을 위해 지난 99년 7월 통일부에서 설립했으며, 탈북자들에 대해 약2개월간 남한 사회에 대한 기초소양과 현장학습, 진로직업교육 등을실시하고 있다. 이에 비해 가족과 동반한 뒤 하나원에서 교육을 마친 탈북자 76명 가운데 43명(69.7%)이 `하나원 프로그램이 남한 정착에 도움이 된다'고 대답, 하나원에 대한 만족도가 단독 탈북자보다 8% 포인트 가량 낮았다. 또 같은 질문에 대해 북한 상위층 출신 탈북자 11명 중 7명(63.7%)이 긍정적으로 평가, 중ㆍ하위층 출신 탈북자(91명중 64명.71.1%)보다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김씨는 이러한 경향이 동반 탈북자의 가족내 역할별 특성을 교육 내용에 반영하지 않았고, 상위층 출신 탈북자는 남한에서 겪는 생활이 이전에 북한에서 누렸던 생활 수준에 비해 크게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김씨는 북한을 탈출한 뒤 남한으로 입국하기까지 외국 체류 기간이 길수록하나원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가 낮아진다고 분석했다. 외국 체류기간이 1년 미만인 탈북자 26명 중 21명(80.7%)이, 체류기간이 1∼4년인 경우 69명 가운데 46명(66.7%)이 `하나원 프로그램이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그러나 체류기간 4∼5년인 탈북자들은 6명중 3명 만이, 5년 이상 체류한 탈북자2명은 모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김씨는 이러한 경향이 탈북자의 해외 체류가 길면 남한 사회 특성이나 생활 방식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 하나원 프로그램의 정보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논문에서 "탈북자의 맞춤식 교육을 시행하고 남북한의 문화적 차이를 잘이해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