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가 서민에게 순간의 희망을 줄지 몰라도 우리의 몇 푼 되지 않는 커피값은 불우한 이웃에게 안정을 줄 것이라 믿습니다." 로또는 광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불우한 이웃을 돕기 위한 적십자회비 모금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12일 적십자사 경기도지사에는 기대하지 않았던 소중한 회비가 도착했다. 경기도 가평군 소속 400여명의 공무원이 커피값을 모아 전달한 149만8천원이 그것이다. 공무원이 자발적으로 나서 적십자회비를 마련하면 군민들의 동참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작은 기대에서 출발한 가평군 6개 읍.면 공무원들의 모금은 100만원을 훌쩍 넘어섰고 이날 군(郡)총무과를 통해 소중히 모은 회비를 적십자사에 전달했다. 적십자사 경기도지사의 2003년 회비 모금 목표치는 62억원이지만 지난달 20일부터 시작된 모금은 이제 겨우 40%를 넘긴 25억원에 불과하다. 이달말까지인 모금기간을 생각하면 목표 절반치인 30억원이라도 넘기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적십자사에 가평군 공무원들의 회비는 커다란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적십자사 유택형씨는 "복권 구입에는 선뜻 1만원을 투자하면서도 적십자사 회비 4천원은 아깝다고 여기는 것이 요즘 분위기"라며 "하지만 가평군 공무원들처럼 작은 정성을 모아 보내주는 분들 덕에 힘이 난다"고 말했다. 가평군 공무원들의 정성 모금은 벌써 4년째로 해마다 100만원이 넘는 회비를 납부하고 있다고 적십자사는 밝혔다. 가평군청 총무과 박동양 과장은 "큰 금액은 아니지만 커피값을 절약해 모은 회비가 어려운 이웃에겐 요긴하게 쓰일 것으로 믿는다"며 활짝 웃었다. (가평=연합뉴스) 신영근기자 drop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