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펀드는 시중의 부동자금이 건전한 산업자본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할 겁니다." 6일 창립총회를 갖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범한 선박펀드운용회사인 한국선박운용주식회사(KOMARF)의 초대 최고경영자(CEO)로 선출된 김연신 대표(52)는 "투자자들의 최대 이익을 위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회사의 기본 철학으로 삼겠다"고 경영방침을 밝혔다. 선박펀드는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배를 건조하거나 중고선을 매입한 뒤 해운회사에 빌려주고 대선료 수익 등을 배당하게 된다. KOMARF는 대우조선해양 STX조선 대한해운 한국투신증권 등 10개사가 총 73억원을 출자해 세워졌다. 첫 상품은 이르면 6월초쯤 선보일 예정이다. 김 대표는 "독일이 지구상의 컨테이너선 60% 이상을 소유하며 해운강국으로 자리매김한 것도 독일의 선박펀드 제도인 KG제도 덕분이었다"며 "차입금으로 배를 확보하던 국내 해운업체들이 부채비율을 낮추고 금리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 사정을 이유로 최근 출자 불참을 선언한 삼성중공업을 중심으로 제2의 선박펀드운용회사가 설립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제2,제3의 선박펀드운용회사가 나오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생소한 선박펀드의 장점을 널리 알리고 시장을 활성화하는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선박투자회사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주요 해운업체들과 국민연금 등 공신력 있는 연기금 투자가 필요하다"며 "일반 투자자들을 위해 관련부처와 세제혜택에 대한 추가 협의를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 선박영업이사를 거쳐 교보문고 상무를 역임한 김 대표는 지난 94년부터 2권의 시집을 출간한 시인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직관,통찰,상상력 등 작가적 역량을 회사 경영에도 접목시켜 우리나라가 해운강국으로 성장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