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시립병원들이 의사 부족으로 환자진료등 운영에 위기를 맞고 있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동부병원, 은평병원, 서대문병원, 아동병원 등 4곳의 시립병원중 의사 정원을 모두 채운 곳은 아동병원 1곳 뿐이며 나머지는 20% 이상의 결원율을 보이고 있다. 동부병원은 의사인력 1명이 장기간 결원인 상황에서 최근 2명이 사직하고 4명이사직 의사를 밝혀 이달 말이면 재직의사가 정원 27명에 훨씬 못미치게 된다. 이 병원에서는 의사 부족으로 현재 안과, 비뇨기과 등에서 진료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곧 이비인후과 등 다른 진료과목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원 15명에 못미치는 12명의 의사가 근무하고 있는 은평병원의 경우, 지난해신규채용한 9명 가운데 7명이 1년도 안되는 사이에 병원을 떠났다. 결핵 전문병원인 서대문병원은 의사 정원 18명중 현재 14명이 근무하고 있다. 최근 3명을 충원, 이달 말부터 근무할 예정이지만 여전히 정원에는 1명이 모자란다. 아동병원은 사정이 가장 좋아 정원 14명 모두 채웠지만, 지난해 한해동안 8명의의사가 바뀌었고 그나마 이달중으로 1명이 사직할 예정이다. 시립병원의 이같은 인력난은 무엇보다도 의사들의 보수가 일반병원에 비해 크게낮기 때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계약직공무원 신분인 시립병원 의사의 보수는일반병원의 60% 수준에 불과해 의사채용 공고를 내도 지원자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또 각종 행사 때 의사들이 의료지원을 해야 하는 등 병원진료 이외의 지원근무가 잦고 시립병원의 위상이 일반 중.대형 병원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도 이유다. 특히 동부병원은 지난해말 시가 민간위탁 방침을 밝힌 뒤부터 의사들 사이에 동요가 일면서 사직하는 의사가 늘고 있는 추세다. 시립병원 관계자는 "의사들의 평균 재직기간이 1년∼1년6개월 정도에 불과해 일관된 진료정책을 추진하기가 어렵다"며 "더구나 환자들에게 의사가 수시로 바뀐다는인식을 심어줘 시립병원의 평판에도 해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법령규정이나 다른 공무원들과의 평형성 문제 등으로 시립병원 의사의 보수를 단기간에 현실화하기는 어렵다"며 "사직 사전예고제 등을 실시하는 등 진료 공백을 막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훈 기자 karl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