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초는 초등학교 신입생의 예비소집이 몰려있는 시기다. 아이는 `1학년이 된다'는 기대감으로, 부모는 "드디어 학부모가 된다"는 설렘으로 3월초 입학 때까지 들떠 있게 된다. 어린이에게 학교생활은 중대한 환경 변화다. 사회로 첫발을 잘 내디디려면 초기부터 부모의 세심한 배려와 지도가 따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가정에서 미리 해두면 좋을 입학준비를 일선 교사에게서 들어본다. ▲`학교는 즐겁고 재미있는 곳'= 예비 신입생에게 학교는 호기심 반, 두려움 반의 대상이다. 학교에서 만날 즐거운 일들을 미리 들려준다. 학교에 대한 태도가 좋게 또는 나쁘게 형성되는 때는 등교 첫날이다. 서울 청운초등 안인영 교사는 "학교는 규모에서 유치원과 비교가 안되고 넓은 운동장까지 있어 아이들이 호감을 갖는다"며 "시청각 학습, 박물관 견학 등 다양한 학습을 미리 얘기해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선생님은 학교생활을 도와주는 사람으로, 또래 친구들은 같이 공부하고 놀기도 하는 대상으로 긍정적으로 인식시킨다. 아이가 잘못했을 때 "학교에서 이러면 선생님께 혼난다"는 말은 부모의 가장 빈번한 실언 중 하나이다. 입학전 학교 시설을 두루 견학시키는 것도 새 환경에 대한 자신감을 준다. ▲스스로 하기= 요즘은 과잉 보호로 만7살에도 혼자 신발을 신고 벗지 못하는 아이도 있다. 숟가락은 써도 젓가락질이 서툴다면 급식을 제대로 먹을 수 없다. 준비물 챙기기도 첫 한달 정도는 부모가 도와주지만 점차 혼자 하도록 유도하고 자기 물건은 스스로 챙겨가지고 다니게 한다. 아이들이 가장 취약한 부분이 정리정돈. 책상 서랍이나 사물함을 열어보면 대부분 엉망이라는 것이 교사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학교는 규칙이 있는 곳= `학교는 시간을 맞춰 가는 곳', `운동장에서는 마음껏 소리칠수 있지만 교실.복도에서는 그렇지 않다', `화장실과 수돗가에서는 줄서는것', `수업시간에는 앉아 있는 것', `싫어하는 과목도 공부해야 하는 것' 등의 규칙을 미리 깨우쳐 줘야 한다. ▲바르게 말하기= 서울 잠원초등의 박성주 수업연구부장은 "아이가 의사표현에 자신이 없으면 학교생활이 싫어진다"며 "자기 생각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자신있게 말하는 태도가 형성돼야 학교생활에 자신감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유사시를 대비해서라도 적어도 자신의 이름, 소속 학년과 반, 주소, 전화번호, 부모의 이름과 근무처는 말할수 있어야 한다. ▲일찍 자고 일어나기= 밤 10시 이전에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아침식사를 하고 등교할 수 있다. 긴장 상태인 첫 한달이 지나면 상당수 어린이들이 몸살을 앓는 게 예사이므로 건강관리에 유의한다. 3월의 꽃샘추위를 대비해 얇은 옷을 여러겹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기주의는 버리도록= "친구를 도와줘라", "친구와 나눠라"라고 귀에 못이 박히게 얘기하지만 어려운 부분이다. 부모가 모범을 보여야 하는 대목. 부모조차 자신의 아이가 남보다 앞서야 하고 1등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떨쳐버리는 게 우선이다. ▲안전하게 등하교 하기= 서울 신천초등 관계자는 "학교에 오가는 통학로를 익혀주는 것은 물론 왼쪽으로 걷기, 건널목 건너기 등 안전하게 오가는 방법을 지도할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부모의 허락없이 아는 사람을 따라가거나, 모르는 사람을 따라가는 일이 없도록 지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남의 눈에 띄는 좋은 옷과 신발도 위험하며, 학교폭력에 대한 주의 환기도 필요하다. ▲한글을 모른다면= 요즘은 한 반의 30-40명 가운데 70-80%가 한글을 배우고 입학한다. 그러나 모르더라도 1학년 말에는 결국 깨우친다. 문제는 3월 한 달의 적응기간이 끝나고 교과 과정으로 들어가면 한글에 서투른 어린이는 읽기.쓰기에 부진해 초기부터 자신감을 잃는다는 데 있다. 한글을 알더라도 연필 잡는 법이나 글자 쓰는 획순이 잘못된 경우가 많다. 결국 필체를 악화시킨다. 교정도 입학 전에 가정에서 할수 있다. ▲건강 지키기 = 하루 세 번 이닦기 습관을 기른다. 서울시 학교보건원은 "취학전 시력검사, 구강검사, 예방접종인 DPT와 MMR 4-6세 추가접종 여부 확인이 필요하며 6개월에 한번은 치과를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의가 산만하다면 = 집중력이 짧고 끈기가 없으며 부산스러운 아이들이 많아 교사들이 고전한다. 40분의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학습법을 동원하는 이유다. 문제는 이런 주의산만이 기질적이거나 `장애'의 정도로 심한 경우다. 내버려두면 악화되고 학습장애까지 초래하므로 조기치료가 바람직하다.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quintet@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