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전국 단위농협과 일부 은행을 상대로 한현금카드 위조사건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이 사건의 용의자인 중국동포 2명이 23일경찰에 전격 자수했다. 서울남부경찰서는 이날 이모(25).전모(22)씨 등 중국동포 2명이 "한국인 3명의심부름으로 농협.은행 카드로 현금을 인출하는 일을 했다"며 자수해옴에 따라 사실여부 등을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이씨 등은 경찰에서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박모씨 등 한국인 3명의 지시를 받고 다른 중국동포 2명과 함께 인천.수원.신탄진.대전.대구 등 전국 은행에서여러 단위농협 및 우리은행.부산은행 신용카드로 현금을 인출, 박씨에게 건네줬다고밝혔다. 이들은 이날 경찰서 출두에 앞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지난해 9월말 박씨가 '부자들이 은행에서 돈을 인출할 때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돈을 대신 찾아오는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있다'고 제안했다"며 "'카드와 비밀번호를 줄테니 돈만 찾아주면되며 법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박씨의 말에 속아 일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씨 등은 지난해 10월부터 이들 중국동포 4명에게 경기도 시화에 원룸을 얻어주고 합숙을 시키면서 1주일에 한 두 차례씩 이들을 차에 태워 은행으로 데려다주고비밀번호가 뒤에 쓰여져 있는 현금카드를 주면서 계좌내의 돈을 전액 인출하게 한뒤 이 돈을 모두 가져갔다고 이씨 등은 밝혔다. 이씨는 "어제(22일) 숙소에서 뉴스를 보고 카드 사건을 비로소 알게 됐으며, 오후 8시 뉴스에 나온 CCTV 화면에서 내 얼굴이 나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자수를결심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진술의 사실여부 등을 확인하는 한편 이들에게 범행을 지시했다는 박씨 등의 신원을 파악중이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j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