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이영희씨(67)가 오는 10월 미국 뉴욕 맨해튼 뉴욕한인회관안에 한국문화박물관을 개관한다. 2백20평 규모의 이 박물관에는 한국의 전통의상과 비녀 노리개 등 개인 전통 소장품 1천여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30년 동안 전세계 패션계에 한복 알리기에 전념해온 그에게 이 박물관의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돈을 잘 버는 주단집 아줌마로 머물러 있을 수도 있었지요.하지만 10년동안 프랑스 파리를 무대로 활동하면서 패션을 알았고 세계를 알았습니다.이런 문화가 다 있느냐며 감탄하는 외국인들을 보고 우리 전통문화의 가능성을 보았어요." 이씨는 박물관 설립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30년 동안 '한복'의 아름다움을 되살리고 현대적 생명력을 불어넣어온 한복예술가답게 그의 한복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이씨는 10년전 한복과 한복디자인을 바탕삼은 현대의상으로 파리에 진출,파리 패션계에서 '동양에서 온 색채의 마술사,마담 리'라는 호평을 받았다. 그로 인해 한복은 '기모노'에서 해방돼 'Han Bok=코리아'라는 공식이름으로 세계 복식사전에 오르게 됐다. 박물관이 세워진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뜻을 같이 하게 됐다. 그래서 만든 것이 '사단법인 미래문화'다. "전시만 하는 박물관은 재미가 없어요.우리 문화와 세계문화가 교류하고 소통하는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만들고 싶습니다.천연염색이나 김치담그는 법,탈춤같은 전통문화 교육공간과 공연장도 만들 계획이에요.1년내내 즐거운 곳,유럽에서도 찾아오는 공간으로 만들 생각입니다." 한인회의 도움으로 맨해튼 중심가에 장소를 확보했지만 박물관 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려면 힘에 부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뜻있는 기업이나 전국적인 후원이 이어지면 좋겠다는 바람인 듯하다. "자선경매도 하고 1만원,2만원씩 성금을 모아볼 생각도 있어요.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지요.'기'를 모으면 큰 뜻을 이룰 수 있으니까요." 이를 위해 '이사모'라도 조직해야 할 것 같다며 그는 환하게 웃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