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 초기 증세를 앓고 있는 환자들이 정신병원에 입원할 경우 입원하기 이전보다 증세가 더 악화될 위험이 높다고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가 19일 보도했다. 환자들을 위한 인권단체와 정신병 의사들은 이날 홍콩 정부가 운영하는 병원들은 우울증이나 심리 불안을 겪고 있는 환자들을 정신분열증 환자들과 같은 병동에입원시키고 비인간적인 대우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병원의 의사와 간호사들은 환자들이 비이성적인 상태에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환자들의 상태에 대해 설명을 해주지 않는 등 비인간적인 대우를 한다"면서"정신병원은 감옥이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환자권리협회는 "매년 평균 30-40명 정도의 정신병 환자들이 이의를 제기하고있다"면서 "대부분의 환자들이 공개적으로 나서는 것을 꺼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때 이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강조했다. 정신병 환자였던 한 여성은 "근심과 불면증 증세가 있어서 지난해 3월 홍콩 카우룬(九龍)병원을 찾아갔더니 정신과 의사들이 우울증 환자로 진단을 내리고 앞으로8주간 병원에 입원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의사들의 권고에 따라 지난해 3월8일 정신병동에 입원하면서 나의 악몽이 시작됐다"면서 "의사들이 옷을 모두 벗게 하고 소지품을 검사하는 등 환자가 아니라 죄수가 된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녀는 "30여명의 정신분열증 환자들과 같은 병동에 있었지만 내 자신이 문제가있었기 때문에 선입견은 없었다"면서 "그러나 불면증을 고치러 갔다가 매일 밤 비명소리와 깔깔거리는 소리에 시달려 불면증이 더 악화됐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한번은 간호사가 나에게 줄 수면제를 바닥에 떨어뜨리는 것을 보았다"면서 "그 간호사는 내가 미친 여자라서 위생에는 신경을 안쓰는 줄 알고 그 알약들을 주워서 나에게 먹도록 했다"고 말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