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와 한양대, 경희대는 20일 2003학년도 정시모집 논술고사를 실시했다. 인문계와 자연계 응시생 총 6천229명을 대상으로 공통으로 실시된 이화여대 논술고사에서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동서고전과 현대문을 포함한 예시문을 제시한 뒤 `타인의 시선이 개인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논술하라'라는 비교적 평이한 수준의 문제가 출제됐다. 학교측은 로마의 시인이자 철학자인 세네카의「도덕 서간」과 미국의 정치인 겸과학자인 벤저민 프랭클린의「자서전」, 미국의 사회학자 피터 버거의「사회학에의 초대: 인간주의적 전망」에서 발췌한 3개의 예문을 제시한 뒤 `소문이나 평판으로 형성되어 나타나는 타인의 시선은 개인의 행동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다음세 글을 논의의 근거로 삼아 타인의 시선이 개인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자신의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논술하시오'라고 물었다. 논술출제위원장 성기옥 (국문과) 교수는 "학생들이 당황하지 않도록 너무 생경하거나 낯선 지문은 피했다"면서 "예시문을 근거로 시사성있는 문제나 사안을 인간의 삶이나 본질과 연결해 논술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양대 논술에서는 인문계 응시생 2천359명에게 1840년 아일랜드 대기근에 관한글인 이나가키 히데오의 「잡초의 성공전략」과 1996년 미국 덴버시 정전사태를 다룬 바라바시의 「The New Science of Networks」의 발췌문을 읽고 정보사회의 특성인 네트워크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제시하라는 문제가 출제됐다. 경희대에서는 인문계의 경우 생태운동과 불교에 관한 발췌문을 읽고 `생태계 파괴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제시하라는 문제가 출제됐고 자연계는 유전자 변형에 관한 지문을 읽고 `유전자 변형 식물체의 장점 및 문제점'에 대해 논하게 했다. 한양대와 경희대 논술에는 특히 전년에 이어 영문지문이 출제됐다. 논술이 입학전형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이대 4%, 한양대 2%, 경희대 3% 이며 이달 29일 한양대, 31일 이대가 각각 합격자를 발표하고 경희대는 내달 6일 발표한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김상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