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덕우 산학협동재단이사장(전 국무총리)이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와 관련해 '가난한 대통령론(論)'을 들고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남 이사장은 20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최고경영자 조찬강연회에서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대통령들은 오히려 친(親)기업적인 성향을 보인다"며 "기업들이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많은 기업인들이 노 당선자에 대해 '안티 비즈니스'라는 느낌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지나치게 우려할 것은 없다는 것이다. 그는 가난한 지도자의 사례로 미국의 닉슨 대통령과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 등을 꼽았으며 이들 지도자는 가난하게 자랐지만 친기업적인 경제정책을 펼쳤다고 소개했다. 오히려 부유한 환경에서 자란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은 '리버럴'(진보적)한 정책을 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그는 덧붙였다. 남 이사장은 또 "경제가 우리 국민들의 우선적인 관심사이기 때문에 노 당선자가 기업활력을 살릴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의 말 없는 다수나 여론은 '경제우선'을 원하고 있으며 노 당선자도 국민여론을 수렴해 개혁정책을 추진할 것이기 때문에 기업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얘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남 이사장은 "모 후보가 부유세 신설을 들고 나왔지만 큰 표를 못 얻은 것은 그만큼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높아졌다는 반증"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서는 △변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이 결집된데다 △관권 금권 선거가 배제되고 △인터넷시대를 맞아 정보화 선거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했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