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중 서울 시청 앞에 광장을 조성하려던 서울시 계획이 시의회의 예산 전액삭감으로 힘들게 됐다. 뚝섬공원계획과 강북 영어체험마을 조성계획도 내년 예산에서 배제됐다. 서울시 의회는 지난 7일 열린 본회의에서 서울시의 2003년 예산안 12조7천7백80억원중 시청 앞 광장 조성비 55억원 등 2천3백68억원을 줄이고 을지로~마장로 연결도로 공사비 51억원 등 1천2백23억원을 늘려 총 1천1백45억원(당초 예산의 0.9%)을 삭감했다고 8일 밝혔다. ◆ 시청 앞 광장 왜 삭감됐나 =교통난 우려가 표면적 이유다. 서울시는 광장 주변 무교동길 등을 일방통행으로 바꾸면 교통난이 지금보다 가중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혀 왔지만 시의회는 이를 수긍하지 않았다. 나종문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민주당)은 "청계천 복원과 함께 시청 앞 광장까지 조성되면 교통난이 극심할 것이란 의원들의 지적이 많았다"고 전했다. 속사정도 있다. 시의회 관계자는 "타당성 조사도 없이 사업부터 '일단 추진하고 보자'는 것은 투명행정 취지에 맞지 않을 뿐더러 의회를 무시하는 행동"이라며 "의원들 사이에 이 시장의 밀어붙이기식 행정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고 말했다. ◆ 시청 앞 광장 어떻께 될까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 예산안에만 반영이 안됐을 뿐 사업 자체가 백지화된 것은 아니다"며 "광장 기본계획이 나오는 내년 상반기부터 시기를 봐가며 다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의회가 교통문제 해결을 강조한 만큼 청계천 복원이 완료되는 오는 2005년 말까지 늦춰질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수 없다. ◆ 그밖의 주요 예산삭감 사업 =강북지역에 건립될 예정인 영어체험마을은 강남북 불균형 해소 취지는 좋지만 서울시가 나서 과외열풍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았다. 뚝섬 공원조성사업은 전임 고건 시장의 뚝섬문화관광타운 계획이 1년도 안돼 백지화되면서 행정의 일관성을 훼손한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전액 삭감됐다. 청계천 복원은 당초 1천13억원보다 30억원, 왕십리 뉴타운 개발은 당초 7백30억원보다 49억원이 각각 줄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