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의 겨울나기는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차고 건조한 날씨와 실내외 온도차 등으로 인해 감기 천식 등 호흡기질환에 걸리거나 고혈압 당뇨 등 각종 성인병이 악화되기 쉽다. 길이 얼어붙어 낙상이나 골절의 위험도 높아진다. 겨울철에 자주하게 되는 목욕 등 일상생활에서도 주의해야 할 점들이 많다. 겨울에 노인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들을 살펴본다. 낙상.골절=기온이 내려가면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데다 땅이 미끄러워 골절이 생기기 쉽다. 노인들은 뼈속의 골성분이 줄어들기 때문에 넘어지면 쉽게 뼈가 부러지고 잘 낫지도 않는다. 노인성 골절은 손목이나 척추 엉덩이 위에서 흔히 나타난다. 넘어질 때 팔을 짚거나 엉덩방아를 찧거나 다리가 뒤틀리게 되면 허약해진 뼈는 순간적으로 가해진 힘을 견디지 못하고 부러진다. 특히 고관절(골반과 대퇴부사이)골절은 활동에 심각한 제약을 가져오기 쉽고 장기투병으로 이어져 급격히 몸이 쇠약해지면서 큰 병이 되는 경우가 많다. 골절상을 입게 되면 다친 부위를 부목으로 고정한뒤 되도록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 골절을 막기 위해서는 겨울철에도 꾸준히 운동량을 유지해야 한다. 걷기나 가볍게 달리기,산책 등을 하는 게 좋다. 맨손체조를 자주 해서 굳어진 관절을 풀어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눈 내린 뒤 길이 미끄러울 때는 가급적 외출을 삼간다. 외출할 때는 지팡이를 짚거나 가족과 동반한다. 호흡기질환=겨울에는 실내외 기온차가 심한 데다 실내공기가 건조하기 때문에 감기 등 호흡기질환에 걸리기 쉽다. 특히 노인들의 기관지는 병원체에 대한 저항력이 약하고 가래나 노폐물을 배출하는 섬모의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벼운 호흡기질환도 조심해야 한다. 폐렴 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가습기를 틀거나 젖은 수건 등을 널어놓아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매년 1~2월께 유행하는 독감에대비해 예방주사를 맞는 게 좋다. 천식에도 주의해야 한다. 실내 생활이 늘어나 집먼지 진드기 같은 알레르기성 항원에 쉽게 노출되기 쉽고 감기가 걸린 뒤 기관지가 예민해지거나 찬공기로 증상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내의 먼지를 제거하고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한다. 목욕시 주의사항=찬바람이 불어오는 겨울이면 뼈마디가 쑤시고 몸의 이곳저곳이 결리기 때문에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싶기 마련. 추운 겨울에 하는 목욕은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기 때문에 더욱 좋다. 하지만 한두 가지 지병을 안고 살아가는 노인들은 목욕을 할 때도 주의할 점이 많다. 우선 뜨거운 물에 오래 머무는 것은 좋지 않다. 피부혈관이 확장돼 표피로 가는 혈액량이 많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심장과 뇌로 가는 혈액의 양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목욕 도중 일어서거나 자세를 바꿀 때 어지러움을 느끼는 것은 이때문이다. 쓰러지기라도 한다면 크게 다칠 위험이 있다. 또 뜨거운 물은 피부의 지방질을 지나치게 제거해 피부건조를 더욱 심하게 하기도 한다. 나이가 들면 피부의 기름기가 적어지고 거칠어지면서 피부의 재생능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목욕을 지나치게 자주하는 것은 좋지 않다. 노인들은 일주일에 한번 정도가 적당하다. 더운물에서 갑자기 냉탕으로 옮기는 것을 삼가야 한다. 나이가 들면 자율신경계의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혈압조절 능력이 낮아진다. 심장 기능이 좋지 않은 경우 갑자기 찬물로 옮기게 되면 순간적인 온도변화로 혈압이 상승하면서 심혈관계 사고가 생길 수도 있다. 목욕 도중 숨이 가빠지거나 속이 메슥거리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중단한다. < 도움말:여에스더 에스더클리닉원장 >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