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04년부터 고속전철이 운행되면 고속버스의 수요 감소가 예상돼 대응책 마련이 시급합니다.새로운 노선 확보나 회사간 합병 등 경쟁력 강화 방안을 구상중입니다." 최근 연임된 백남근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대표이사(58)는 국가적인 교통체계 전환을 앞두고 중·장기 전략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지난 98년 12월 취임후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의 개혁을 주도해 온 백 대표는 주주들을 찾아다니며 시설 개선의 필요성을 호소,버스승강장과 화장실 등을 새롭게 단장하고 문화광장을 조성해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을 다시 태어나게 했다. 센트럴시티에서 운영중이던 영동선을 유치해 수익성을 높이고 상권도 활성화시켰다. "처음 취임했을 때는 시설이 20년전과 다름없이 낙후된 상태였습니다.무슨 일부터 손대야 할지 막막하더군요." 백 대표는 직원들에게도 주인의식을 강조했다. 주주 구성도 운수회사 10개사가 비슷한 비율로 나눠 갖고 있어 실질적인 대주주가 없는 셈이다. 이러다보니 대표이사가 발벗고 나서지 않으면 업무 추진이나 의사결정도 쉽지 않았다. "처음엔 직원들이 주인없는 회사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 하루빨리 이를 바꿔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그래서 담배꽁초 하나 줍는 것부터 솔선수범했죠.또 매년 외부 교육기관에 의뢰해 서비스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백 대표가 경영에 남다른 애착을 갖게 된 건 교통행정 전문가의 경험과 본능이 발동했기 때문이다. 그는 건설교통부에서만 31년간 몸담으며 관광국장 교통안전국장 수송정책실장 등을 두루 거친 베테랑. 신공항건설 경부고속철도 같은 대형 프로젝트도 그의 손길을 거쳤다. 백 대표의 노력은 경영성과로 나타나 부임한지 3년여만에 영업이익이 무려 15배로 뛰었다. 지난해에는 수익의 30%를 배당금으로 주주들에게 안겨줬다.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하며 목표를 향해 달린다는 점에서 경영은 마라톤과 닮았다"고 정의한 백 대표는 요즘 뛰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달리기 시작한지 5년여만에 수십차례의 하프마라톤과 세 번의 풀코스를 완주했고 지난해에는 뉴욕마라톤까지 참가할 만큼 마니아가 됐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