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은 얼마입니까?" "남자직원들 중에 혹시 무서운 사람은 없습니까?" "할 줄 아는 일이 없는데 꽤 잘 해낼 수 있을까요?" "할 줄은 모르지만 부딪쳐 봐야지요" 22일 이북5도청의 통일회관에서 열린 제1회 탈북자 채용박람회에 참가한 탈북자들은 약 30개의 업체 상담소를 돌며 궁금한 사항을 주저하지 않고 꼼꼼히 따져 묻는등 취업상담에 적극적이고 진지한 자세로 임했다. 탈북자들이 주로 궁금해하는 것은 월급수준, 업무시간, 직업의 안전상태, 주말휴식문제, 회사 분위기 등이었다. 특히 자신이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업무의 육체적강도, 회사의 규모와 직원수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따져묻는 탈북자들도 많았다. 전자부품 생산 업체인 상삼(주)과 상담한 박순희(가명.22.여) 씨는 월급이 100만원선이라는 관계자의 말에 "120만원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숙식을 회사에서보장해 준다고 하니 100원이면 괜찮다"라며 취업 의사를 밝혔다. 올해 초 한국에 온 박 씨는 직원 중 여자가 몇 명이고, 여직원들의 연령 분포등을 구체적으로 물으면서 "남자직원들 중에 무서운 사람이 없는가"라고 순박한 질문을 하기도 했다. 조상호 상삼 총무과장은 6명을 상담한 결과 박 씨가 가장 적합한것 같다며 " 본인이 원한다면 즉시 채용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북한 여성들의 높은 사회생활 참여율을 말해주듯 박람회에 참가한 탈북자 대부분이 여성이었고, 서울시 거주자가 많아 사업장이 서울에 있는 업체에 상담자가많이 몰렸다. 경리사원을 구하는 서울 마포 창원솔더상사 상담소를 찾은 김금선(가명.33.여)씨는 이 회사 월급이 100만원선이고 중국서 떠돌 때 경리 일을 보기도 해 상담결과에 흡족해했으며, 조선희(가명.30.여) 씨는 무엇보다 집에서 가깝고 조금만 배우면여성들이 잘 할 수 있는 경리 일이어서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취업박람회에서도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여성들에게는 취업의 문이 그리 넓어보이지 않았다. 이복란(51.여)씨는 "건강이 좋지 못하지만 손녀와 대학생 아들을 두고 있어 어떻든지 직업을 가져야겠는데 나이 많아 적합한 직업이 없는것 같다"라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선영기자 ch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