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루사'로 큰 피해를 입어 최근 주택을 착공한 강원도 강릉시 유천동에 사는 김모(65)씨는 은행 대출을 받지 못해 사채를 빌어쓰는 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정부의 일반가계대출 규제 방침에 따라 신용보증기금이 수해민들에게 대지가격 범위내에서만 보증서를 발급해주는 바람에 은행 대출 규모가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신용보증기금은 그동안 수재민들에게 주택복구 총 소요자금의 60∼80%까지 보증서를 발급해줬으나 이번 일반가계대출 규제 조치로 사실상 수재민에 대한 저리융자방침은 사실상 철회된 셈이 됐다. 특히 수해지역이 대부분 농촌지역이라 대지가격에 의거, 대출이 이뤄질 경우 건축 비용이 턱없이 모자라 사채를 쓰거나 집 짓는 것을 아예 포기해야 하는 실정이어서 수재민들이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주택복구 관련 대출을 담당하고 있는 국민은행 강릉지점에 따르면 지난 18일 이후 지금까지 모두 50여건의 상담이 진행됐으나 거의 대출이 이뤄지지 않아 수재민들이 발길을 돌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따라 공사 착공과 함께 융자신청에 나섰던 수재민들은 목돈 마련을 위해 친인척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고리의 사채시장을 찾아 나서고 있다. 수재민 김씨는 "대출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주택을 착공했는데 은행대출을 받지 못해 중도금을 주기 위해 월 3부의 고리사채를 쓸 수밖에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국민은행 강릉지점 관계자는 "신용보증기금에서 보증서 발급을 대폭 규제, 대출을 해주고 싶어도 못하는 실정"이라며 "본점 등에 문제점을 보고한 상태"라고 말했다.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yoo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