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공무원이 주말시간을 이용,3년여 만에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집념을 보였다. 충북 충주시 노은면사무소에 근무하는 고인식씨(48)가 화제의 주인공. 1979년 3월 공무원에 투신한 고씨는 2000년 3월26일 '산모임회'소속 5명의 회원들과 함께 충북 영동군과 김천시,전북 무주군의 경계인 삼도봉에서 백두대간 종주의 첫발을 내디뎠으며 지난달 26일 설악산 북단의 조침령을 끝으로 대장정을 마쳤다. 고씨는 "추풍령과 대야산,백봉령 등이 석산 개발과 시멘트 채광 등으로 산허리가 잘려 나가고 수해와 산불,사람들이 버린 쓰레기 등으로 백두대간이 점차 황폐해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첫 해 14일 동안 삼도봉 속리산 대야산 조령산 소백산 등 충북 구간을 누볐고 지난해에는 8일간 지리산 등 경상도 및 전라도 구간을,올해는 13일에 걸쳐 태백산 청옥산 오대산 설악산 등 강원도 구간을 종주했다. 연장 6백72㎞를 35개 구간으로 나눠 토요일 오후 또는 일요일 새벽에 산행을 시작했으며 총소요시간은 4백30시간으로 하루 산행한 거리는 평균 19.2㎞,평균 소요시간은 12.3시간이었다. 지난 84년부터 등산을 시작한 그가 백두대간 종주를 꿈꾸게 된 것은 98년 '산모임회'에 가입하면서부터로 당시 산악인들 사이에 백두대간 종주 붐이 일었고 한국인으로서 한국의 산을 누벼보고 싶다는 욕구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의 업무 특성상 산불이 자주 발생하고 영농 준비 등으로 바쁜 봄철이나 한해가 심할 때,장마로 인한 수해 때는 자리를 비우기가 어려워 2∼3개월 동안 산에 오르지 못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또 하산한 뒤 차량을 빌려 타고 출발점으로 되돌아와야 하는 불편과 무릎부상,길을 잃었을 때의 절망감,국립공원지역의 입산금지 조치 등도 자주 발목을 잡았다. 그의 이번 대장정에는 '산모임회'회원들이 함께 했고 특히 업무 때문에 회원들과 산행을 못한 때는 뒤늦게 혼자라도 산을 찾았으며 부인 우건자씨(44)가 수시로 동행,격려해 준 것이 큰 힘이 됐다. 산행 때마다 충주 세계 무술축제를 알리는 홍보 리본을 나무에 달아 놓는 등 시정 홍보도 빠뜨리지 않았다. 하면서 "이제부터라도 더 많은 관심과 자연보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매주 금요일 충주 계명산 야간산행에 나서고 내년부터는 북한산과 월악산 등 평소에 가보고 싶었던 산을 찾는 등 테마산행을 본격적으로 즐길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