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팬클럽 회원들이 평소 악감정을 갖고 있던 여자회원을 집단 구타, 숨지게 한 뒤 사체를 사흘간 집안에 숨겨온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16일 모 신인가수그룹 팬클럽 회원 안모(15)군 등 2명에 대해 폭행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들의 범행을 방조한 안군의 누나(16.고1)등 3명을 폭행치사 방조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2일 오전 8시께 서울 마포구 공덕동 안양의 집에 같은 팬클럽 회원 홍모(16)양을 데려가 30여분간 주먹과 발 등으로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다. 이들은 홍양의 사체를 집안에 있던 김치냉장고 상자에 넣어 숨겨오다 사체가 부패해 냄새가 나기 시작하자 비닐 등으로 밀봉하기 위해 안양의 남자친구에게 '비닐을 구해달라'고 부탁했다가 안양 남자친구의 신고로 사흘만인 15일 오후 경찰에 붙잡혔다. 중.고교 중퇴자와 고교생들인 이들은 "팬클럽 활동을 통해 알게된 홍양이 평소 남자회원들 앞에서 착한 척 하고 여자들에게 거짓말을 자주 하는 등 이중적인 태도를 보여 혼내주려 했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조사결과 피의자들과 피해자는 모두 부모의 이혼, 경제난 등으로 불우한 생활을 해왔으며, 이들은 최근 안군 남매 집에서 혼숙하며 지내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홍양이 뇌진탕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부검을 의뢰키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희 기자 lilygardener@yna.co.kr